11일 금융투자협회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브렉시트 우려로 원화 등 신흥국 통화가치가 약세를 보이자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8일까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676억원어치 주식을 내다팔았다. 하지만 채권시장에서는 오히려 602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 관점에서 한국 주식이든 한국 채권이든 원화가치가 하락하면 평가손실이 발생하기는 매한가지지만 두 자산에 대해 서로 다른 태도를 취한 것이다. 이 기간 외국인은 채권시장에서 국채를 2824억원어치 샀고, 통안증권과 은행채를 각각 3084억원, 102억원어치 순매수했다.
한국 채권이 외국인들에게 인기가 좋은 이유는 부도 위험이 낮으면서도 금리가 높기 때문이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와 피치 기준으로 한국의 신용등급은 일본을 앞선다.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지난 5월 말 기준으로 3699억달러에 달해 충분한 수준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럼에도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1.388%로 일본(-0.288%)은 물론이고 미국(1.361%)이나 이탈리아(1.19%)보다 높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전 세계에서 소버린 리스크(채무상환 불이행 위험)가 낮으면서 금리가 높은 곳은 한국이 거의 유일하다"며 "그래서 외국 투자자들이 한국 채권을 꾸준히 사들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식보다 채권의 투자 기간이 상대적으로 길기 때문에 채권 투자가 단기간 환율 변화에 둔감한 측면도
[용환진 증권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