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대 금융그룹 실적 분석
지난 19일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우리은행에 이어 21일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그룹, 22일에는 하나금융그룹까지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증가한 실적을 내놨다. 전문가들은 꾸준한 우량대출 성장과 건전성 강화 등으로 체질을 개선한 덕분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22일 하나금융은 올 상반기 순이익 7900억원을 올렸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한 수치이며 2012년 상반기 이후 반기 기준 최고 실적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특별한 일회성 이익 요인 없이 거둔 성과로 외환은행과의 통합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일어난 시너지 효과와 영업력 강화가 주요인"이라고 밝혔다. 하나금융은 2분기만으로는 전년 동기 대비 6.1% 감소한 352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 일회성 주식 매각 이익이 1900억원가량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큰 의미를 두기는 어렵다.
총여신 중 부실자산으로 분류되는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올 상반기 말 1.23%로 전년 동기 대비 0.18%포인트 감소했다. 판매·일반관리비는 4.5%(903억원) 감소해 통합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누렸다.
지난 19일 은행권 실적 호조 신호탄을 쏜 우리은행은 올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45.2% 증가한 7503억원의 순이익을 발표하며 은행 중 가장 눈에 띄는 실적을 보였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취임 이후 꾸준히 강조해온 건전성 개선 작업이 효과를 봤다. 우리은행의 총여신 중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지난해 말 1.47%에서 올 상반기 말에는 1.22%까지 감소했다.
우리은행은 대손충당금비율도 지난해 말 121.5%에서 올 상반기 140%까지 끌어올리며 기업구조조정에 대비한 실탄도 충분히 마련한 상황이라 향후 실적도 기대되고 있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우리은행에 대해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경쟁사와 유사한 수준인 1% 초반대를 유지할 전망이며 중국 화푸빌딩 대출채권 매각 이익 등을 감안하면 3분기에도 실적 개선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1위 금융그룹 신한금융지주 역시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13.3% 증가한 1조454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은행권 순이익 1위 자리를 굳건하게 지켰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은행 부문의 안정적인 이익 증가와 함께 비은행 부문의 실적이 개선(전분기 대비 19% 증가)돼 성장세가 지속됐다"고 밝혔다.
선제적인 신용리스크 및 건전성 관리 결과로 그룹 대손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2.6% 줄었다. 상반기 신한은행의 원화대출금이 2.9% 증가하는 등 대출시장 수요도 꾸준히 늘어나는 모습이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증권 연구원은 "자산건전성 관련 지표가 상당히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고 비용 통제가 지속돼 3분기 판매관리비는 2분기와 유사한 수준이 예상되는 등 견조한 실적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1일 신한금융과 함께 실적을 발표한 KB금융그룹 또한 전년 동기 대비 20.1% 증가한 1조125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4년 만에 상반기 순이익 1조원대로 복귀했다. 2012년 상반기 순익 1조1506억원을
2분기 기준으로는 5804억원으로 증권사 연구원들의 전망 평균치(4322억원)를 크게 웃돌았다. 은행의 원화대출금은 1분기와 2분기 각각 1.8%, 2% 성장했고 상반기 신용손실 충당금 전입액은 31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6% 줄었다.
[박준형 기자 / 정지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