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투자 비밀수첩-101] 사람을 대신해 로봇이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연초 국내에 처음 도입된 로보어드바이저(Robo-Adivisor)는 일임형 랩어카운트와 펀드, 신탁,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까지 무서운 속도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한때 사람들은 인공지능(AI) 중심의 4차 혁명으로 인간이 설 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같은 염려대로 로보어드바이저가 증권맨의 자리를 차지할까.
↑ 키움증권 글로벌 자산배분 로보어드바이저./사진제공=키움증권 |
지난 2000년대 중반부터 알고리즘 기반 소프트웨어를 통해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라인 자산관리회사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사람의 대면 개입을 최소화하려는 특성 때문에 'Robo-Advisor'라고 불렸다. 실제로 고액 연봉을 받는 금융 전문가를 고용하는 대신에 알고리즘 기반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투자자의 투자 성향을 파악하고 최적의 자산배분 전략, 자동 리밸런싱(투자상품 편입비중 재조정), 주기적 리포팅 등의 서비스를 제공했다.
저렴한 비용으로 서비스하는 로보어드바이저는 고액 자산가들에게만 제공되던 맞춤형 자산관리를 대중화시킬 것이라는 기대를 받는다. 우리보다 한발 앞서 로보어드바이저를 도입한 미국 시장을 살펴보면 최소 투자금액은 0~1000달러, 평균 수수료율은 0.15~0.35%로 자산관리 업계 평균(1.1%)보다 낮은 편이다. 특히 상장지수펀드(ETF)를 중심으로 투자전략을 구축함으로써 소액의 투자금으로도 글로벌 분산 자산전략을 마련할 수 있다. 이제는 개인투자자들에게도 전 세계에 분산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그렇다면 로보어드바이저는 어떻게 운영되는 것일까. 먼저 설문을 통해 투자자의 위험 성향을 파악하고 투자 목적, 금액, 목표수익률 등을 파악한다. 이어 투자자별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추천하고, 투자자와 일임(매매에 관한 모든 권한을 위임)계약을 맺은 증권사나 은행을 통해 실행한다.
다만 투자자들이 금융기관을 방문해 상품 설명을 듣는 지금의 모습은 크게 변하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금융위원회는 영업점 방문 없이 투자일임 계약을 체결하는 '비대면 투자일임 계약'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 설명회에서 금융위 관계자는 "로보어드바이저 위험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만만치 않다"며 "알고리즘에 대한 안전성을 충분히 검토하고 추후에 비대면 계약 가능 여부를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 삼성증권 로보어드바이저./사진제공=삼성증권 |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