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신발 전문 멀티숍을 운영하는 ABC마트코리아가 이르면 오는 12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일본 ABC마트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 일본계 기업으로는 2012년 SBI모기지에 이어 약 4년 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에 나서는 것이다. 특히 이번 상장은 3수째이고,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이 1조원에 달하는 일본계 최대 기업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2008년 ABC마트코리아는 영업점 확대를 위해 국내 상장을 추진했으나 미국발 금융위기로 시장 여건이 악화돼 상장을 철회했다. 3년 뒤인 2011년에는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며 본격적으로 상장을 재추진했다. 하지만 상장을 앞두고 일본 본사 측과 갈등을 빚으면서 또다시 무산됐다. 안영환 전 대표가 보유 지분 32%를 일본 본사에 넘기고 회사를 떠나면서 갈등은 일단락됐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ABC마트코리아는 전일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통상 심사 기간이 45일(영업일 기준) 정도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오는 11월께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뒤 12월 말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회사 측은 상장 주간사인 NH투자증권과 공모가 및 공모방식 등에 관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ABC마트는 1990년 일본 도쿄에서 시작한 신발 전문 멀티숍이다. 2002년 국내 진출을 위해 ABC마트코리아를 설립했고, 현재 전국 주요 지역에 18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다양한 브랜드를 한 번에 구매할 수 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영업 실적도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04년 234억원과 18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각각 3976억원과 427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업계에선 ABC마트코리아의 시가총액이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ABC마트코리아가 상장하게 되면 일본 주주가 지분 50% 이상을 보유한 일본계 상장사 가운데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일본계 주주가 지분 50% 이상을 보유한 상장사는 총 6곳이 있다. 새론오토모티브 기신정기 대동전자 등 유가증권시장 3곳과 모아텍 에스씨디 에스텍 등 코스닥 3곳이 있다. 이번 공모 규모는 총 2000억~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100% 지분을 보유한 일본 ABC마트 측 구주 일부 매각과 신주 공모를 병행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ABC마트코리아는 이번 공모자금을 대거 투입해 중국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ABC마트코리아 관
계자는 "'K패션'에 대한 중국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상당히 높아 중국시장 진출에 속도를 낼 예정"이라며 "호킨스·누오보 등 자체 PB 브랜드를 알린 다음 멀티숍을 내는 방식으로 현지 시장을 공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공모자금을 활용해 국내에 자체 사옥을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송광섭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