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한 뒤 해외 고수익 자산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풍조가 생기면서 '와타나베 부인'이라는 말이 만들어진 것과 비슷한 현상이다.
요즘과 같은 저금리 상황에서 공모주 투자는 여전히 매력적인 틈새투자 대안처럼 보인다. 하지만 개인투자자가 공모주에 직접 투자하기란 쉽지 않다. 소위 '공모주 꾼'이 아니라면 바쁜 투자자들이 청약일에 맞춰 일일이 공모주 청약에 나서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설령 청약을 했다 하더라도 청약경쟁률이 워낙 높기 때문에 소액 투자가자 실제로 배정 받게 되는 공모주 물량은 기대했던 주식량의 눈곱만큼도 안 된다. 상장하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상장 직후 언제든지 매도할 수 있는 개인보다는 보유확약 기간을 정해 청약하는 기관투자가에 전체 물량의 80%가량을 배정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해당 공모주에 대한 충분한 정보나 분석자료를 얻기가 어렵다. 분위기에 휩쓸려 청약에 나섰다가 공모주 투자에서 손실을 본 사례를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또한 공모주 청약 방법과 조건이 증권회사마다 다르다는 점도 소액 투자자의 골치를 썩이는 요인이다. 공모주를 청약하려면 해당 기업의 상장 주관사나 인수단에 포함된 증권사에서 계좌를 개설해야 한다. 증권사마다 청약 방법이 다를 수 있어 사전 확인이 필요하다. 통상 지점 내방, 홈페이지,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자동응답시스템(ARS) 등을 통해 청약이 가능하다.
공모주 청약자격 역시 증권사마다 다르다. 청약접수일 직전 수개월간 자산평균잔고, 급여이체 등에 따른 증권사 우대 조건이 제각각이다. 따라서 여러 증권사에 무조건 계좌를 많이 만들기보다는 우대 조건을 미리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공모주 전용 투자 사이트 등을 참고하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더불어 청약금 환불일정, 주식 상장일정을 꼼꼼히 메모해 일정을 놓쳐 손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
최근 삼성증권은 공모주 청약에 초보인 일반 투자자가 공모주에 투자하고자 할 때 주목해야 할 4가지 사항을 제시했다. 첫째, 공모가격이 적절한지 따져봐야 한다. 아무리 좋은 회사의 주식이라도 비싸게 사면 수익을 남기기 어렵기 때문이다. 장외에서 거래되는 가격이나 이미 상장된 동종 업종이나 유사 회사의 주가 수준과 비교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둘째, 의무적으로 일정기간 보유해야 할 의무가 있는 기관투자가 등의 물량 수준과 보유확약 기간을 점검해야 한다. 공모주는 수요와 공급에도 매우 민감하다. 상장 후에 거래되는 유통 물량이 적으면 적정가격보다 비싸게 사려는 수요가 생긴다.
셋째, 전체 주식시장 상황을 판단해야 한다. 증시 환경이 좋지 않으면 회사 입장에서는 제대로 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할 것이란 우려 때문에 기업 공개를 연기하게 된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전반적인 시장침체기에는 공모 후 가격상승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에 관심도 줄어든다.
넷째, 공모주 청약에 앞서 해당 주간사의 공모주 청약자격을 미리 확인해야 한다. 주거래 증권사의 우대 조건을 충분히 활용하거나 가족 계좌, 온라인 청약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청약이 끝나면 환불금 지급일, 배정수량, 상장일을 잘 메모해 둬야 한다. 단, 공모주 역시 주식이므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특히 특정 공모주를 맹목적으로 과신하거나 과도한 대출을 받아 투자하는 것은 반드시 피하라고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조언한다.
만약 시간이 없어 직접 공모주 청약에 나서기 어렵거나 전문가에게 맡겨 보다 안정적으로 투자하고 싶다면 공모주 투자에 특화된 펀드가 대안일 수 있다. 과거에는 채권 등 안전자산에 대부분 투자하면서 공모주에 일부 투자하던 펀드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롱숏 전략과 공모주 투자를 병행해 절세 효과를 극대화한 펀드가 출시되고 있다.
공모주 펀드의 경우 투자 대상 공모주가 선정되면 펀드매니저의 판단으로 기관 청약에 참여해 공모주식을 배정 받고, 상장 이후 차익을 실현해 펀드 성과를 올린다. 주의할 점은 펀드에서 투자하
[용환진 증권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