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9월 27일(18:31)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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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등 동부제철 채권단이 당진공장 열연용 전기로 매각을 위해 실시한 예비입찰에 이란 철강업체 2곳이 응찰했다.
27일 철강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 등 동부제철 채권단이 최근 당진공장 열연용 전기로 설비 매각을 위해 예비입찰을 실시한 결과 이란 철강업체 2곳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이란의 철강업체 2곳이 예비입찰에 참여함에 따라 조만간 실사에 착수할 예정"이라며 "10월 말께 본입찰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채권단은 11월 중으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연내 본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글로벌 제재의 빗장이 풀린 이란은 전기 등 인프라 시설 확충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에너지 비용이 워낙 낮고 철광석 탄광을 갖고 있는 이란의 철강업체들은 완성된 전기로를 가져가 설치해 관련 제품을 생산해 수익을 내고 싶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 관계자는 "당진공장에 열연용 전기로를 방치할 경우 고철이 될 가능성이 많지만 이를 떼다 팔 경우 동부제철 구조조정에 숨통의 트일 수 있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해당 설비 매각가격이 1000억~2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매각이 성사될 경우 유입되는 매각대금은 동부제철이 차입금을 상환하는데 사용될 전망이며, 이 경우 동부제철의 부채비율도 상당 수준 감축될 것으로 보인다.
당진공장 열연용 전기로는 김준기 전 동부제철 회장의 야심작이었으나 동부제철의 경영부실화의 결정적 요인이 된 설비다. 철강경기가 악화되면서 고급 고철(스크랩)을 써야하는 열연용 전기로 특성상 도저히 수익을 맞출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결국 동부제철은 1조원 넘는 투자비를 들이고도 생산을 제대로 하지 못해 빚더미에 올랐다.
동부제철은 지속된 영업손실로 2014년 10월 자율협약(채권단공동관리)에 들어간 데 이어 지난해 1월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등 특수관계인의 무상감자로 최대주주가 김 회장에서 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 전환됐다. 지난해 10월 다음 구조조정 단계인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돌입하면서 채권단은 제3자 유상증자 방식을 통한 동부제철 시장 매각에 착수했지만 원매자가 없어 매각이 불발된 상태다.
[김효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