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고속도로와 일반국도의 주요 다리(교량) 1300여곳이 지진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하루에 차량 18만6000대가 넘는 통행량의 경부고속도로 ‘양재육교’(양재IC)가 서울과 부산 방향 모두 내진성능이 전혀 없는 걸로 밝혀졌다.
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정용기 의원(새누리당)이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내진 미반영 교량 현황’자료에 따르면 내진설계가 전혀 반영되지 않은 전국 고속도로와 국도 교량이 전국에 1321곳이었다. 고속도로 교량 360곳과 일반국도 교량 961곳에 달했다.
전국적으로 경기도가 115곳으로 내진 미비 고속도로 교량이 가장 많았고, 전라남도 53곳, 경상남북도가 각각 교량 30곳, 인천과 강원이 각각 29곳씩 내진성능이 미비됐다. 충북 25곳, 충남 12곳, 대전 4곳의 교량에서도 내진성능 미비했다.
고속도로 교량 360곳 중에는 특히 서울 강남·강동권역에서 내진설계 미반영 사례가 다수 발견됐다. 양재IC에 위치한 ‘양재육교’는 서울과 부산 방향 모두 내진성능이 없었다. 강동구 상일동의 상일IC 5교, 강일교 등 5곳도 내진설계가 반영돼지 않았다. 경기권역에서는 고양시 덕양구 신평동 자유로 IC 교량과 용인 수지 신대교, 성남시 분당 삼평1교 등 115곳의 교량이 내진성능미비 상태였다.
최근 지진피해를 입은 경주지역에서도 경주IC 육교(경주시 율동), 건천IC 육교ㆍ금척교(경주시 건천읍), 광명교ㆍ광명육교(경주시 광명동) 등 교량 8곳에서 부실사례가 드러났다.
일반국도 교량은 내진설계 미비는 물론 노후화 문제도 심각했다. 내진불량 판정을 받은 961개의 교량 중 준공된 지 30년이 넘은 ‘노후교량’ 은 전체의 17.1%(165개)에 달했다. 특히 노후화와 내진성능 미비가 겹친 ‘위험교량’ 중 35.8%(59개)가 최근 강진과 여진이 이어진 경상도 지역(경북 36개, 경남 23개)에 속했다.
다음으로 위험교량이 많은 지역은 전라권역 42곳, 충청권역 30곳, 강원 21곳, 경기 12곳 순이었다.
정
[이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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