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대기업 그룹과 비교해봐도 CJ그룹 주가는 눈에 띌 정도다. CJ그룹은 15대 그룹의 올해 주가 성적표 중 가장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현대중공업그룹주가 지난해 말에 비해 51.6% 오른 가운데 포스코(38.94%), 두산(20.46%), SK(13.01%) 그룹주도 강세를 보였다.
직접적 원인으로는 내수 경기가 부진한 탓에 음식료, 유통, 엔터테인먼트 등을 주된 사업으로 하는 CJ 계열사 주가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탓이다. CJ헬로비전은 3분기 영업이익이 238억원으로 시장전망치(컨센서스)였던 265억원에 못 미쳤다. 다음주 3분기 실적을 발표할 CJ CGV와 CJ E&M 역시 영화 성수기 진입 속에서도 중국 박스오피스와 주력 상영 작품 부진에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CJ 영업이익은 컨센서스인 3967억원에 미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결정으로 중국 정부의 보복 조치가 이어질 것이란 염려에 중국 시장 의존도가 큰 CJ CGV 등 엔터테인먼트 관련 계열사 주가가 추가 조정을 겪었다. CJ헬로비전 매각 실패, 총수의 장기 경영 공백 등 내부 악재도 그룹주 전반에 부담을 더했다.
이런 악재가 계속되는 동안 CJ 측도 주가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CJ는 2015년 8월 주가가 고점을 찍은 이후 경영권 승계 염려, 사드 배치, '최순실 게이트' 의혹으로 주가가 50.1% 하락했다. 이 기간 CJ 자회사는 대체로 시장 기대치에 충족하는 실적을 지속적으로 냈다. 즉 외부적 요인에 대한 시장 염려가 더 컸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실적으로 사드 배치와 비선 실세 의혹 염려에 대해 회사가 대응할 수 있는 카드는 많지 않았지만 막연한 경영권 승계에 대한 염려로 주가 하락이 극에 달할 때는 회사의 대응이 아쉬웠다"며 "시장의 오해가 있다면 적극적인 IR를 비롯한 기업가치 부양 노력이 필요했다"고 강조했다.
CJ는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CJ 주가는 지난 2일 장중 8.77% 급락하며 52주 신저가를 새로 쓰는 등 투자자들은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가 CJ 측에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퇴진을 요구했다는 정황도 3일 밤 MBN을 통해 알려지면서 4일 CJ 주가는 전날보다 0.89% 떨어진 16만7500원을기록했다.
김준섭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CJ제일제당 실적도 괜찮기 때문에 청와대 인사 개입 이슈 외엔 주가가 떨어질 이유가 딱히 없다"며 "일련의 보도와 관련한 이슈와 연관이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앞으로 벌어질 대외적인 경영 환경도 CJ에 호의적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CJ에 대해 보수적으로 접근할 것을 권고했다. 윤 연구원은 "현 정부의 창조경
[윤진호 기자 /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