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미국 대통령 선거 승리가 임박하면서 트럼프 쇼크가 국내 증시를 덮쳤다.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로 코스피와 코스닥이 폭락세를 보였고 일본, 중국, 홍콩 등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급락하는 등 가능성 정도로 언급됐던 브렉시트급 충격이 현실화된 모습이다.
9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45.00포인트(2.25%) 급락한 1958.38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4.70포인트 오른 2008.08에 개장한 뒤 장 초반 2000선 후반에서 등락을 보였지만 오전 11시경부터 트럼프 후보의 선전 소식이 전해지면서 약세로 전환했고 이후 지수가 수직 하락했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3.61%까지 빠지기도 했다. 이는 지난 6월 브렉시트 당시의 코스피 낙폭 3.09%에 맞먹는 수준이다.
올해 최대의 정치 이벤트로 꼽히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의 승리가 가시화되고 있다. 이 시각 현재 트럼프는 244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해 215명의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앞서고 있다. 특히 오하이오, 플로리다 등 주요 격전지에서 모두 트럼프가 승리하면서 트럼프의 백악관행이 유력해졌다.
공화당으로의 정권 교체로 미국의 경제정책도 큰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고 특히 트럼프가 통화정책에 대해 강하게 비판해왔다는 점에서 시장 불확실성에 대한 경계심리가 크게 확대되는 양상이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글로벌 증시가 10% 가량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이날 국내 증시 뿐만 아니라 아시아 증시가 동반 폭락세다. 일본 니케이 지수는 5.4% 급락했고 홍콩과 대만 증시도 2% 넘는 낙폭을 보이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 자체가 정책 리스크를 부각시키는 변수이기 때문에 단기 급락은 불가피하다”라며 “한달 정도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전업종이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의약품, 비금속광물, 기계 등이 3% 넘게 하락했다.
매매주체별로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2143억원, 1264억원을 순매도했고 기관은 3091억원을 순매수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2627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시총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아모레퍼시픽만 상승 마감했다. 삼성전자, 현대차, SK하이닉스, 삼성물산, POSCO 등은 2~4% 빠졌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1개 상한가를 포함해 67
코스닥은 전일 대비 24.45포인트(3.92%) 급락한 599.74에 마감했다. 이날 코스닥은 581.64까지 하락해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코스닥 600선이 무너진 것은 지난 2월 12일 이후 9개월여 만이다.
[디지털뉴스국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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