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티브로드 상장이 내년으로 넘어갈 전망이다. 티브로드를 계열사로 둔 태광그룹은 상장 추진을 접고 매각으로 선회할지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티브로드 내 상장 추진 태스크포스팀(TFT)은 올해 말까지 상장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성장동력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태광그룹 입장에선 '계륵'이 된 계열사 티브로드 처리 방안을 두고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모양새다. 이는 티브로드 기업 가치가 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데다 올해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전마저 불발되며 케이블TV 업계가 더욱 고립무원 상태에 빠져들고 있어서다. 지난해 말까지 티브로드 기업 가치에 대한 시장 평가가 1조4000억원 이상이라는 분석이 많았지만 지금은 1조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가입자는 계속 감소하는 데다 CJ헬로비전 인수·합병 불발 등으로 기업 가치에 대한 시장 눈높이가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때 그룹 '캐시카우'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던 티브로드는 이제 그룹의 골칫덩어리로 둔갑한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티브로드 영업이익은 36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급감했다.
티브로드의 상장뿐만 아니라 매각 걸림돌로 불필요한 규제도 꼽힌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통합방송법이 대표적이다. 이 법안의 손질이 이뤄져야 태광그룹이 티브로드 딜레마를 풀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법안으로 국내 유료방송 주요 플레이어인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IPTV 사업자는 케이블TV 기업 지분을 최대 33%밖에 사들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티브로드에 이은 케이블TV 업계 3위 기업인 딜라이브는 인수금융 등의 이슈로 인해 매각을 서두르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2위 티브로드까지 매물로 나올 경우 최근 매각이 불발된 CJ헬로비전까지 상위 1~3위 기업이 모두 잠재적 매물로 나오는 탓에 '헐값 매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 전
그럼에도 그룹 내부에선 차라리 티브로드를 매각해 신사업에 투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태광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태광산업은 최근 3년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급감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661억원으로 전년 동기(1598억원) 대비 크게 줄었다.
[윤진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