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 자동차 전장업체 하만(Harman)을 9조30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하자 증권가에서 전장사업을 준비해 온 삼성전자와 큰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15일 오전 10시14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1.03% 오른 156만9천원에 거래되며 사흘 만에 반등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2거래일 연속 하락해 주가가 각각 3.09%, 2.82% 빠졌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으로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우려로 커진 게 주된 이유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 발표가 주가를 반전시켰다. 신성장 동력으로 전장사업을 육성하기로 한 상황에서 하만 인수 카드를 꺼내든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삼성전자는 하만을 인수해 기술확보뿐만 아니라 시장 내 지위를 단기간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여러 증권사 연구원들도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를 ‘신의 한 수’로 평가했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삼성 전장사업의 궁극적 방향은 완성차 제조보다 스마트카 시장에서의 시스템 공급업체”라면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및 사물인터넷(IoT), 대중화된 다수의 고급 브랜드, 글로벌 유통망까지 확보한 하만에 삼성의 차량용 반도체, 디스플레이 기술 등을 접목하면 향후 보쉬, 컨티넨탈 등과 경쟁 시 경쟁우위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부품업계에서 1차 공급업자 지위를 얻는데 최소 10년 이상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인수합병(M&A)으로 그 시간을 단축했다는 것이 가장 큰 이득”이라고 강조했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사업은 삼성전자의 기존 비즈니스와는 상당히 다른 특성과 고객을 갖고 있어 자체적 육성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면서 “M&A는 시간을 벌기 위한 적절한 선택이다. 삼성의 반도체, 패널 기술과 하만의 전장 사업 노하우 및 고객 포트폴리오 간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하만을 다소 비싼 가격에 인수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긍정적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하만 인수금액은 주가수익비율(P/E) 18~20배 수준으로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해도 경쟁사 대비 높은 멀티플이 적용돼 다소 비싸게 인수했다는 지적도 있을 수 있다”면서 “하지만 성장성 확보가 시급한 마당에 인수를 통한 차량용 시장에서 지름길 찾기라는 선택이 될 수 있어 보다 장기적인 시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만 인수는 삼성전자의 전장부품 사업뿐만 아니라 세트 사업과도 시너지 효과를 낼 전망이다. 하만은 전장부품 매출이 크지만 오디오, 스피커 등으로도 유명하고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만의 전장사업을 통해 삼성전자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부문 제품의 자동차용 부품시장 진입이 용이해 질 것”이라면서 “또 하만의 오디오기술과 삼성전자의 완제품사업과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LG에 이어 삼성도 전장부품을 기반으로 친환경차, 커넥티드 카 등 성장성이 높은 분야에 진출함에
[디지털뉴스국 박진형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