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방카룰 어긴 증권사에 기관주의

금융감독원이 ‘25% 방카슈랑스 룰’을 어긴 증권사 세 곳에 ‘기관주의’ 징계를 내렸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소비자의 상품 선택권을 침해하는 25% 방카룰이 전면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하나금융투자, 대신증권, HMC투자증권 등 3개 증권사가 작년 보험상품을 팔면서 특정 보험사 상품의 판매 비중이 25%를 초과해 보험업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기관주의 제재 조치를 내렸다고 25일 밝혔다. 이들 증권사들은 연간 판매한 방카슈랑스(은행·증권사의 보험판매) 총액 중에서 특정 보험사의 판매 비중이 25%를 넘어서는 안된다는 내용의 일명 ‘25% 방카룰’를 어겼다. 예컨대 하나금융투자는 2015년 A생명보험사 신규 모집액이 전체 생명보험사 신규 모집 총액의 32%에 해당돼 방카 모집한도(25%)를 7%포인트 초과했다. 대신증권은 두 개 생보사의 신규 모집액 비중이 모집한도보다 각각 9.9%포인트, 1.6%포인트 초과했다. HMC투자증권도 두 개 생보사의 신규 모집액이 모집한도보다 각각 21.2%포인트, 12.7% 포인트 넘겼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25% 방카룰’이 소비자의 상품 선택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전면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5% 방카룰은 특정 대형 보험사나 은행계 보험사로 판매가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입됐다. 하지만 거액 자산가 고객이 많은 증권업계에는 오히려 고객의 선택권을 방해하는 역효과를 내고 있다. 은행과 달리 증권사의 보험 판매액은 미미해 일부 거액 자산가들이 특정 상품에 가입하면 번번히 규정을 어길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는 은행과 달리 월 방카슈랑스 판매액이 30억원 수준에 불과해 거액 자산가들이 몇억원씩만 맡겨도 규정을 어기게 된다”며 “고객의 선호도와 관계없이 규정 때문에 다른 보험사 상품을 권유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펀드처럼 계열 보험사에만 방카룰을 적용하거나 연간 판매액이 적은 증권사에는 방카룰을 적용하지 않는 식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