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제조업체 사장 A씨는 앞으로 ‘돈줄’이 마를까 노심초사다. 재무상황이 녹록지 않아 은행이 아닌 저축은행에서 연 6%대 담보대출을 쓰는데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가 들려서다. 이 업체는 저축은행 대출이 안 되면 운영자금 융통이 막막하다.
금융감독원이 저축은행 건전성 규제 합리화의 일환으로 은행 수준의 충당금 적립률 상향 등을 골자로 한 ‘상호저축은행업감독규정’ 변경을 예고하면서 저축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이 보다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재무상태가 취약한 중소기업은 은행 대출이 어렵기 때문에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2금융권에서도 대출이 막히면 ‘고금리’를 감수하고 대부업체 돈을 써야 한다.
5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저축은행이 취급한 기업 요주의 여신에 대한 충당금 적립률 기준이 강화된다. 현재 2% 수준인 요주의 여신의 충당금 적립률이 7%로 상향되는 것.
금융당국의 이같은 조치는 저축은행업권 특성상 저신용자,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비중이 높아 경제상황 악화시 이들의 상환능력 저하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과거 저축은행 부실로 초래된 금융시장의 혼란을 예방하자는 취지다.
이에 따라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저축은행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중소기업들의 자금난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저축은행권 건전성 강화 규제가 대출과 직결되는 자산건전성 분류 기준과 충당금 적립 기준 강화에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저축은행 업계는 정상적으로 이자가 들어오는 기업 대출에 대해서도 규정상 해당 기업의 재무제표에 취약점이 발견되면 요주의 여신으로 분류해 충당금을 더 쌓고 있다. 기업이 이자를 정상 납부해도 차입금 규모가 커지는 등의 이유로 재무상태가 악화되면 요주의 여신으로 분류한다는 얘기다. 업계에서는 각 저축은행마다 상황이 다소 다르지만 이러한 대출이 대략 기업 여신의 25% 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업계는 요주의 여신에 대한 저축은행 충당금 적립률이 현 2% 수준에서 2018년 4%, 2019년 5%, 2020년 7%로 강화되면 대출 금리를 올리거나 상환을 요구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업계의 중소기업 담보 대출 금리는 현재 연 4~7% 수준이다. 충당금 적립 기준이 강화되면 역마진이 발생하는 구조인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저축은행을 찾는 중소기업은 재무상태가 취약해 은행 대출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면서 “금융당국이 요주의 여신에 대한 저축은행의 충당
한편 개인 대출에 대해서도 요주의 여신에 대한 충당금 적립률이 2%에서 점진적으로 10%까지 강화돼 향후 저신용·서민들의 저축은행 대출 심사 역시 깐깐해질 전망이다.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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