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스사업 1위업체인 삼천리의 턴어라운드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올 한해 실적 부진의 늪에 빠졌던 삼천리가 가정용 가스요금 인상과 파리기후협약 발효 덕택에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천리는 주력산업인 도시가스의 3분기 누적판매량이 지난해 1135억MJ(메가줄. 가스열량사용단위)에서 올해 1159억MJ로 소폭 늘어났다. 하지만 오히려 실적이 악화됐다. 작년 2조 6858억원이던 매출액은 2조 1644억원으로 5000억원 이상 감소했고 887억원이던 영업이익도 470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실적 악화의 주원인은 발전분야 자회사의 경영악화로 풀이된다. 삼천리가 51%의 지분을 보유한 민간발전사 에스파워는 올해 3분기에만 28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에스파워와 경쟁관계에 있는 기저발전소(석탄·원자력을 이용해 24시간 가동하는 발전소)들이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초까지 차례대로 완공되면서 LNG 발전소인 에스파워의 가동률이 60%대에 그쳤기 때문이다. 통상 민간발전소의 평규가동률은 90% 이상을 기록한다. 이에 따라 지난 1월 4일 10만1000원으로 장을 시작한 삼천리 주가는 5일 종가기준 9만9700원으로 하락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삼천리 매출 78%를 차지하는 도시가스사업 분야가 영업환경이 개선되면서 조만간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인천은 가스요금을 4.6%, 경기도는 2.1%씩 각각 인상한 바 있다. 인천 5개구와 경기도 13개시에 도시가스를 공급하고 있는 삼천리 매출액도 이에 따라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유가가 지난 9월까지 배럴당 50달러 이하의 낮은 수준을 유지하며 이와 연동되는 LNG 도입단가까지 끌어내렸다는 점도 실적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를 통해 해외에서 LNG를 수입해 가정에 판매하는 도시가스사업의 특성상 도입단가와 도시가스 요금 차액만큼 영업이익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삼천리의 올 3분기 기준 LNG 도입단가는 전년동기 대비 24%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지속적으로 영업적자를 입어왔던 민자 LNG 발전 분야 실적도 에너지업 환경변화에 따라 수익성 호선에 한발 다가서고 있다. 에스파워의 경쟁자인 기저발전소 신설이 내년초까지 대부분이 마무리 되며 전력 공급 경쟁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지난달 초 발효된 파리기후협약은 민자LNG 발전소에게 추가적 성장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분석된다. 195개 당사국이 가입한 해당 협약은 지구 평균 온도 상승폭을 제한하기 위해 각국이 세운 목표를 달성하자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한국도 이에따라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전망치(8억 5060만톤)의 37%를 절감해야 한다. 청정연료로 분류되는 LNG 발전의 입지가 장기적으로 그만큼 커지는 셈이다. 정혜정 KB투자증권 연구원은 “LNG 복합발전소가 파리기후협약 발효후 발전보조금 지급을 포함한 정부의 정책적 보조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 “2018년 이후 원자력 발전소 신설이 마무리되면 시장 점유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규 투자 증설이가 지난해 대부분 마무리 돼 자금회수기에 돌입했다는 점도 삼천리의 투자매력을 더욱 높이는 요소다. 민자발전부문은 지난 2014년 12월 에스파워 발전소를 가동하며 설비투자를 완료했다. 도시가스 공급사업의 주시장인 인천지역 도시가스 보급률은 94.4%, 경기지역은 92.1%로 이미 높은 수준이다. 해당지역에서 배관 수요가 급증할 여력은 없기 때문에 신규 투자는 기존 배관의 유지보수 및 소폭 확대에서 그칠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따라 2016년 1293억원에 달할것으로 추정되는 삼천리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주주배당 확대나 재무구조 개선에 쓰일 수 있어 결과적으로 주주가치가 개선될 여지가 높다. 삼천리의 배당성향 추이는
삼천리의 부채비율은 현재 140.6%, 연간 금융비용은 500억원 수준이다. 잉여현금흐름을 활용해 4~5%대의 PF 차입비용을 우선변제하는 경우 84억원가량의 이자비용도 줄어드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유태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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