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보어드바이저 / 크레디트스위스 홀트 ◆
주식시장에서 대형주 또는 소형주 중 어디에 투자할 것인가에 관한 질문도 재건축 아파트와 신규 택지 개발 지역 아파트 중 어디에 투자할 것인가와 비슷한 질문이다.
개인이 재건축 아파트와 신도시 아파트 투자를 결정할 때는 여러 주관적인 선호 요인이 반영된다. 하지만 기관투자가들이 대형주와 소형주 사이에 선호도를 정할 때는 객관적인 요소들을 토대로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럼 국내 주식시장에서 2015년 말부터 시작된 기관투자가들의 대형주 선호 현상은 왜 생겨난 것일까.
대형주는 일반적으로 소형주보다 비싼 프리미엄에 거래된다. 안정적인 사업과 규모의 경제에 대한 프리미엄 때문이다. 한국 코스피시장에서 시가총액 상위 15개사와 그 외 185개사의 시장 요구수익률(RRR)을 비교해 보자. 2012년 대형주 영업실적에 대한 우려로 대형주 15개사의 주가 흐름이 나빠지면서 185개사 주가가 대형주 15개사보다 낮은 요구수익률, 즉 프리미엄에 거래되는 역전 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과거 이런 역전 현상은 2006년 금융위기 직전 한국에서 산업재 주식들이 높은 영업 성과를 올리던 때처럼 시총 상위 15개 주식에 비해 나머지 주식들이 확실한 실적 모멘텀에 있었을 때 생겨났다.
지난해 실적을 보면 한국 코스피시장의 현금흐름대비수익률(CFROI)은 4.3% 수준이다. 그런데 코스피 현금 흐름 중 60%는 시가총액 상위 15개 회사가 벌어들이고 있다. 이 시가총액 상위 15개 회사의 CFROI 평균도 시장 평균인 4.3%를 훨씬 상회한다. 반면 나머지 185개 회사는 시장 평균 CFROI가 4.3%를 하회하며, 전체 한국 시장의 현금 흐름에 대한 공헌도도 40%에 지나지 않는다.
중소형주에 투자할 때는 대부분 미래 가치, 즉 미래 성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한다. 금융위기 이후 대형주 15개 회사의 성장동력이 다른 회사보다 떨어졌다는 판단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간 대형주 디스카운트 현상을 불러왔다. 그러나 2015년 말부터 대형주 할인폭이 과거 평균과 비교해 과도한 시점에 다다르고, 대형 15개 주식의 성과가 그 외 주식보다 견고하게 나오자 지나친 대형주 할인 현상이 완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6개월간 크레디트스위스 홀트(HOLT) 분석을 통해 로보 어드바이저라는 거창하고 약간은 맞지 않는 타이틀 아래서 여러 가지 투자분석 기법을 보여주려고 노력하였다. 기본적으로 가장 중요한 점은 주식시장에서 특정 섹터나 주식의 과도한 할인이나 프리미엄은 언젠가는 완화된다는 점이다. 성과가 뒷받침되지 못
※이 글은 크레디트스위스 홀트의 빅데이터 분석을 이용해 크레디트스위스증권 서울지점 최혜령 수석(공인회계사)이 작성했습니다.[ⓒ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