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큰손들의 2017투자전략 / ② 강성석 교직원공제회 CIO ◆
교직원공제회는 지난 6월 말 기준 투자가능 운용자산 20조2859억원 대비 49.8%인 10조972억원에 달한 대체투자 규모를 내년 말엔 이보다 2조6000억원가량 늘어난 12조7764억원(투자가능 운용자산 24조2934억원 대비 52.6%)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내년에 가장 유망한 투자 대상 자산으로는 국내외 사모투자펀드(PEF)와 사회간접자본을 꼽았다. PEF 투자를 통해 지속적인 현금 창출이 가능한 기업을 눈여겨볼 계획이다.
강 이사는 "PEF와 협력해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 진출이 가능하거나 해외 기업과의 인수·합병(M&A)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기업을 적극 발굴하겠다"며 "사드 배치 문제로 중국과 관련된 일부 기업들 가치가 최근 하락했으나 한중 관계가 회복될 가능성을 고려해 이들 기업에 대한 투자도 지속적으로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강 이사는 인프라 부문과 관련해 "고속도로 휴게소 사업이 안정적인 수요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주요 투자처로 떠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회 전반적으로 교통량이 늘어나고 있는 데다 독점적인 수요 구조를 갖추고 있어 안정적인 이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최근에는 인프라 블라인드펀드(투자 대상을 정하지 않고 자금을 모집하는 펀드)를 조성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내년에는 해외 대체투자도 대폭 늘릴 방침이다. 강 이사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국내에서는 입맛에 맞는 투자 기회를 찾기가 어려워졌다"며 "국내와 같은 조건을 갖췄지만 수익성이 더 나은 해외 자산을 발굴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체 운용자산의 66.4%를 차지하는 국내 투자 비중을 63%까지 내리고, 해외 투자 비중을 33.6%에서 37%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해외 자산 중에서는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을 유망한 투자처로 언급했다. CLO는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의 대출을 묶어 이를 담보로 발행하는 일종의 자산유동화증권(ABS)이다. 같은 신용등급 채권에 비해 수익률이 높고, 금리 상승기에 이자수익이 오르는 효과가 있다. 시장에서 활발히 거래가 되는 자산이어서 추후 자금 회수에도 큰 문제가 없다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으로 꼽힌다.
올해 진행한 투자 가운데는 글로벌 PEF 워버그핀커스와 공동으로 투자한 아시아물류센터 건을 가장 기억에 남는 투자로 꼽았다. 교직원공제회는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주요 지역에 위치한 물류센터에 투자하기 위해 지난달 하나자산운용과 손잡고 워버그핀커스 자회사인 이상레드우드에 2억달러(약 2300억원)를 투자했다. 워버그핀커스는 티머시 가이트너 전 미국 재무장관이 이끄는 세계적인 사모펀드다.
최근 관심사로 떠오른 기관투자가들의 의결권 행사 지침인 '스튜어드십 코드'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검토할 뜻을 밝혔다. 강 이사는 "이미 그동안 회원들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의결권 행사 여부를 결정해왔다"며 "운용자산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어 이를 체계화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자칫 잘못하면 기업의 성장을 저해하는 걸림돌이 될 수도 있어 도입 여부는 보다 신중히 살피겠다"고 덧붙였다. 올해 교직원공제회의 총자산은 전년(26조6601억원) 대비 7.7% 증가한 28조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같은 추세를 감안하면 내년 말 총자산은 31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 강성석
1962년생으로 성균관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87년 교직원공제회에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기획조정실 운영팀장, 리스크관리팀장, 해외투자부장 등을 지냈고 지난해 8월 CIO에 임명됐다. CIO에 취임한 이래 한라시멘트, 신분당선 복선전철, 아시아 물류센터 등 굵직한 투자 건을 진두지휘했다.
[송광섭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