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한국전력은 전날보다 0.88% 오른 4만5650원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 5월 9일 6만3700원이었던 주가가 7개월 새 28.3%나 떨어진 것이다. 주가 하락과는 달리 재무건전성과 실적은 오히려 좋아지고 있다. 지난 3분기 기준 한국전력 부채비율은 144%다. 199%를 기록한 2014년 이래 158%(2015년), 152%(2016년 2분기)로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4조9042억원, 10조73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23.8%씩 증가했다.
그렇다면 한국전력 아이러니의 원인은 무엇일까. 시장 전문가들은 지난여름 누진제 논란이 끊이지 않아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경주 지진으로 원전 이용률까지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와 함께 누진제 논란의 악재가 사라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4분기에는 미국 금리 인상과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이란 또 다른 암초에 걸렸다. 비용 증가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신지윤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인플레이션이 예상되지만 한국전력이 비용 증가분을 요금에 반영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여기에 올해 원가가 50조9000억원으로 총수입인 55조원에 못 미쳐 7.4% 요금 인하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외국인 투자자도 한국전력 주식 팔기에 나서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전력 등 유틸리티 주식을 채권처럼 고정 수입 자산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 그런데도 한국전력에 대해선 부정적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초부터 12월 13일까지 외국인은 한국전력 주식 765만5755주(3545억원)를 순매도했다. 그렇다고 부정적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주가가 상당히 저평가돼 있다는 점이다. 한국전력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44배에 불과하다. 한국전력이 속해 있는 전기유틸리티 업종 평균 PBR는 2.12배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 주가는 다양한 악재를 충분히 반영한 수준이고 목표주가는 6만2000원 선"이라며 "석탄 가격이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요금도 큰 폭으로 인하되기 어려운 상황 등을 감안하면 주가 반등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여기에 한국전력은 최근 내년까지 자회사인 남동발전과 동서발전을 상장시킨다는 계획을 내놨다. 2020년까지 중부발전, 서부발전, 한국수력원자력 등 자회사를 잇달아 상장시켜 전력시장 개방을 유도할 것으로
[윤진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