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 VS -5.2%'. 올해 국내 주가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와 개별 종목 위주로 투자하는 액티브펀드의 평균 수익률이다. 한마디로 인덱스펀드의 압승이다.
다만 인덱스펀드 가운데서도 어떤 지수를 추종하느냐에 따라 성과 차이는 극명하게 갈렸다. 조선·은행·철강 업종 지수를 추종한 상장지수펀드(ETF)는 20% 이상 수익을 냈다.조선·철강 업종은 구조조정 효과를 봤고, 은행주는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은 결과다.
반면 중소형주·중국·소비 관련 지수를 따라간 ETF나 인덱스펀드 투자자는 마이너스(-) 20% 이상 큰 손실을 봤다. 중소형주 수급 불안과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 관련주 조정 여파가 인덱스펀드 수익률에 그대로 녹아있는 셈이다.
30일 매일경제신문이 국내 설정된 350개 국내주식형 인덱스펀드(ETF 포함)의 연초이후 지난 28일 기준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미래에셋TIGER200중공업'(28.7%), '삼성KODEX은행'(24.6%), '미래에셋TGER200철강소재'(24.4%) 순으로 높았다. 각각 '코스피200 조선운송', 'KRX 뱅크', '코스피200 철강소재' 지수를 추종하는 ETF 상품이다. TIGER200 중공업 ETF는 현대중공업을 28.9%나 담고 있는데, 이 종목은 구조조정 효과에 주가가 65%나 상승했다.
ETF는 한 종목을 최대 30%까지 담을 수 있어 개별 종목을 최대 10%까지 투자할 수 있는 일반 인덱스펀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수익·고위험 성향을 갖는다. ETF는 기초 지수를 그대로 추종하지만, 인덱스펀드는 매니저의 재량에 따라 기초지수 대비 종목별로 1% 이내 한도에서 비중을 조절할 수 있는 것도 차이점이다.
고배당 ETF도 평균 15%로 높은 성과를 나타냈다. 삼성전자가 올해 사상 최대인 현금 4조원을 배당하기로 결정하는 등 주요 기업들이 배당확대 정책을 펴면서 전반적인 배당수익률이 높아진 탓이다. 배당주 펀드 가운데 '한화ARIRANG고배당주' ETF가 17.3%로 가장 수익률이 높았다. 'MKF 웰스고배당20' 지수를 추종하는 '키움KOSEF고배당' ETF는 14.9%를 기록했다. 이밖에 수출 대형주 강세 속에 '코스피50', '코스피100', 'MFK수출주' 등 대형주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 대다수가 10% 안팎의 양호한 수익을 올렸다.
반면 중소형주, 중국관련주, 소비재주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는 -20%가 넘는 큰 손실을 기록했다. '키움중소형주인덱스'(-26.9%) 펀드의 낙폭이 가장 컸다. '미래에셋TIGER중국소비테마'(-26.8%)와 '미래에셋TIGER생활필수품'(-24.5%) ETF가 뒤를 이었다. 운송(해운·항공), 헬스케어, 증권 업종 지수 및 코스닥150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도 수익률이 -10% 안팎으로 부진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수출 중심 대형 가치주의 상승세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란 예측이 우세하다. 달러강세가 지속되면서 상대적인 원화약세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다만 12월 이후 중소형주에서 반등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중소형주 지수 움직임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0월 이후 삼성전자 반등과 맞물려 중소형주 지수의 약세가 두드러진 게 올해 인덱스 시장의 특징"이라면서 "다만 저가
ETF나 온라인 인덱스펀드를 활용해 업종별 비중을 적극적으로 조절하면 액티브펀드에 비해 수수료는 절반으로 줄이면서도 시장 대비 양호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란 권고도 나오고 있다.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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