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인덱스 펀드 가운데서도 어떤 지수를 추종하느냐에 따라 성과 차이는 극명하게 갈렸다.
조선·은행·철강업종 지수를 추종한 상장지수펀드(ETF)는 20% 이상 수익을 냈다. 조선·철강업종은 구조조정 효과를 봤고, 은행주는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은 결과다.
반면 중소형주·중국·소비 관련 지수를 따라간 ETF나 인덱스 펀드 투자자는 -20% 이상 큰 손실을 봤다. 중소형주 수급 불안과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 관련주 조정 여파가 인덱스 펀드 수익률에 그대로 녹아 있는 셈이다.
30일 매일경제신문이 국내에 설정된 350개 국내 주식형 인덱스 펀드(ETF 포함)의 연초 이후 지난 28일 기준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미래에셋TIGER200중공업'(28.7%), '삼성KODEX은행'(24.6%), '미래에셋TIGER200철강소재'(24.4%) 순으로 높았다. 각각 '코스피200 조선운송' 'KRX 뱅크' '코스피200 철강소재' 지수를 추종하는 ETF 상품이다. TIGER200 중공업 ETF는 현대중공업을 28.9%나 담고 있는데, 이 종목은 구조조정 효과에 주가가 65%나 상승했다.
ETF는 한 종목을 최대 30%까지 담을 수 있어 개별 종목을 최대 10%까지 투자할 수 있는 일반 인덱스 펀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수익·고위험 성향을 갖는다. ETF는 기초지수를 그대로 추종하지만, 인덱스 펀드는 매니저 재량에 따라 기초지수 대비 종목별로 1% 이내 한도에서 비중을 조절할 수 있는 것도 차이점이다.
고배당 ETF도 평균 15%로 높은 성과를 나타냈다. 삼성전자가 올해 사상 최대인 현금 4조원을 배당하기로 결정하는 등 주요 기업들이 배당 확대 정책을 펴면서 전반적으로 배당수익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배당주 펀드 가운데 '한화ARIRANG고배당주' ETF가 17.3%로 가장 수익률이 높았다. 'MKF 웰스고배당20' 지수를 추종하는 '키움KOSEF고배당' ETF는 14.9%를 기록했다. 이 밖에 수출 대형주 강세 속에 '코스피50' '코스피100' 'MKF수출주' 등 대형주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 대다수가 10% 안팎의 양호한 수익을 올렸다.
반면 중소형주, 중국 관련주, 소비재주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는 -20%가 넘는 큰 손실을 기록
전문가들 사이에선 수출 중심 대형 가치주의 상승세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란 예측이 우세하다.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서 상대적인 원화 약세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다만 12월 이후 중소형주에서 반등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중소형주 지수 움직임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