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이더M ◆
2016년은 NH투자증권이 압도적인 차이로 1위를 차지했지만 올해부터는 신한금융투자가 여섯 번째 신규 사업자로 가세할 예정이어서 판도가 뒤바뀔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16년 헤지펀드 PBS 계약액 1위는 NH투자증권이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에 이어 2년 연속 1위다. NH투자증권의 PBS 계약액은 2조2794억원으로 점유율이 34%에 달했다. PBS 계약액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헤지펀드에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NH투자증권은 작년 투자자문사에서 자산운용사로 전환한 J&J·파인밸류·리운자산운용 등과 신규 계약을 체결해 점유율을 확대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헤지펀드들의 주요 전략인 주식대차거래, 유가증권 매매, 해외물 거래, 메자닌 계약처리 업무 등 관련 경험이 풍부한 점이 최대 강점"이라며 "주식 대차거래와 해외물 거래 부문에서는 수년째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작년 헤지펀드 판매 시장에서 눈부신 활약을 한 삼성증권이 기존 2위였던 미래에셋대우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라임·그로쓰힐·타임폴리오자산운용 등 돌풍을 일으킨 신생 헤지펀드 자산운용사들과 손잡은 것이 유효했던 것으로 업계에선 평가하고 있다. 특히 9만명이 넘는 고액자산가 풀을 바탕으로 한 펀드 판매 능력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KB증권(옛 현대증권)은 순위는 가장 낮지만 2015년 1%에 불과했던 점유율을 1년 만에 8%로 끌어올렸다. NH투자증권과 신영증권 등 인하우스 헤지펀드 시장에 진출한 증권사들로부터 잇달아 계약을 따낸 덕이다. 올해에는 KB금융그룹과의 합병 시너지 효과를 활용해 PBS 점유율 확대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외부 인력도 영입했다.
PBS 증권사들이 점유율 경쟁에 열을 올리는 것은 작년 헤지펀드 시장이 1년 만에 약 7조원(6조6560억원) 규모로 두 배가량 성장하면서 증권사들이 이를 통해 벌어들인 수수료 수익도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헤지펀드 운용사들이 펀드를 운용하면서 주식거래와 대차거래를 할 때 발생하는 수수료 등을 PBS가 가져가는데 헤지펀드 시장이 커질수록, 거래가 활발해질수록 PBS들 수익도 늘어나는 구조다. 박스권에 갇힌 증시에 먹거리가 줄어든 증권사들에는 PBS야말로 몇 안 되는 '성장 시장'인 셈이다.
'돈 되는 사업'이라는 판단이 서자 미래에셋대우는 세계 최대 헤지펀드 시장인 미국 PBS 시장 진출에도 나섰다. 작년 9월 뉴욕법인을 통해 미국 금융산업규제기구(FINRA)에 PBS 업무허가 신청을 냈고 이르면 1분기 중 인가를 받아 업무를 시작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신한금융투자가 여섯 번째 사업자로 PBS 시장에 뛰어들 예정이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신한금융투자는 금융당국으로부터 종합금융투자 라이선스를 받는 대로 PBS 업무를 개시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1분기 중에 라이선스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독 헤지펀드 운용사들과의 네트워크가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신한금융투자가 나설 경우 시장에 지각변동이 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증권사 관계자는 "통합 미래에셋대우와 통합 KB증권이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고 여기에 신한금융투자까지 가세할 경우 시장 판도가 확 바뀔 수 있다"며 "특히 중위권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용어 설명>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김효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