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간 동안 소방수를 뿌렸지만 불길이 더 커지기만 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연실색한 시청자 분들이 많았을 텐데요.
문화재청과 소방당국은 어쩔 수 없는 결과라는 변명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이혁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소방대원들이 물을 쉴 새없이 뿌려대지만 불길은 전혀 줄어들 기미가 없습니다.
불길은 안쪽에서 거세게 타오르지만 물줄기는 외벽만 때릴 뿐입니다.
결국 5시간 넘게 계속된 화재 진압은 무위로 끝났습니다.
숭례문은 화재 발생 5시간만에 끝내 무너져 내렸습니다.
숭례문 2층 목조건물의 지붕인 기와의 윗부분은 비가 올때 썩는 걸 막기 위해 방수처리돼 있습니다.
또 서까래는 촘촘히 밀폐된 구조로 내부에 잘 건조된 적심에 불이 옮겨 붙을 경우 걷잡을 수 없이 커집니다.
결국 기와에 물을 아무리 뿌려봐야 불이 더욱 활활 타오를 수 밖에 없습니다.
해결책은 없었을까.
문화재청이 마련해 놓은 화재진압 매뉴얼은 실제 상황에서는 무용지물이나 다름 없었습니다.
인터뷰 : 김상구 / 문화재청 건축과장
-"문화재청 건축과장 입장에서는 무조건 해체를 하라고 말했습니다. 단 해체를 사방에서 해야 하는데 기와 무게가 엄청나서 한쪽만 하면 무너집니다."
인근에 즐비한 소방본부에는 이를 수행할만한 장비가 없어 기와를 뜯어낼 엄두조차 못냈습니다.
인터뷰 : 정정기 / 서울 소방재난본부장
-"도면을 보고 지붕 위로 물이 가봐야 안쪽으로 들어가질 않으니까 경사 각도 사이로 방수했습니다."
양측 다 결국 할 수 있는 일은 다했다는 변명만 되풀이할 뿐 입니다.
인터뷰 : 최이태 / 문화재청 안전과장
-"문화재청은 대전에 있기 때문에 오는데 시간이 걸립니다. 서울에 전문가들이 있고 이들이 와서
지난 2005년 낙산사 화재부터 시작해 중요 문화재가 불길에 휩싸일 때마다, 대책을 세운다며 구호만 외쳐왔던 행정당국.
당국의 이같은 안일한 자세는 결국 국보 1호 숭례문마저 잃게 되는 결과를 낳고 말았습니다.
mbn뉴스 이혁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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