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담보대출이 크게 늘어나며 지난해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처음으로 500조원을 넘어섰다. 우리 경제에 부담을 주는 '가계빚 뇌관'을 차단하려는 금융당국의 시도가 제대로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 가계대출 규모가 가장 컸고, 농협은행 가계대출 증가액이 가장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30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국민·우리·하나·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작년 12월 말 현재 가계대출 잔액이 500조9230억원으로 2015년 말(458조7181억원)보다 42조2049억원 증가했다(전년 대비 증가율은 9.2%). 5대 은행 가운데 국민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23조1397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우리은행(102조5234억원), 하나은행(95조676억원), 신한은행(93조6285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농협은행의 잔액은 86조5638억원으로 가장 적었다. 다만 농협의 순증액은 1년 동안 11조1404억원(14.8%)으로 증가액과 증가율이 모두 다른 은행을 앞섰다. 3분기까지 적자를 기록한 농협은 이 같은 가계대
출 증가세에 힘입어 4분기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조선·해운 구조조정으로 1조7000억원이 넘는 충당금을 쌓았지만 늘어난 가계대출로 손실을 만회한 것이다. 우리은행의 가계 여신도 연간 10조3196억원 증가했고 가계 여신 증가액이 가장 적은 은행은 신한은행으로 5조5437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김종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