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리츠 겸업 유명무실…금융위 `몽니` 에 법 개정 한달째 등록 `제로`

자산관리회사와 자산운용사의 펀드·리츠 겸업을 허용하는 '부동산투자회사법'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펀드 주무부처인 금융위원회 '몽니'에 업계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자산관리회사가 부동산펀드를 운용하려면 전문사모집합투자업 등록 주무부처인 금융위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금융위가 금융감독원에 가이드라인을 내리지 않아 심사 자체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가장 논란은 자본금 요건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사모펀드를 운용하려면 자본금 20억원, 리츠 운용을 원하면 70억원이 필요하다. 이미 70억원 이상 자본금을 갖춘 자산관리회사는 자본금을 추가하지 않아도 될 것처럼 해석되나 금감원 관계자는 "개정된 시행령이 자산관리회사도 추가로 자본금 20억원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정작 책임을 다른 부처로 떠넘기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자산관리회사와 자산운용사의 겸업을 가로막았던 것은 국토교통부 관할인 부동산투자회사법"이라며 "기본적으로 개정 주체인 국토부가 시행령 개정 전 금융위와 조율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자산운용사 영업인가는 부동산투자회사법 개정 전에도 금융위에서 해오던 업무"라며 "자본시장법에 근거해 자체적으로 심사하면 될 사안"이라고 말했다. 자본금 요건은 자산운용사가 자산관리회사를 겸업할 때도 문제가 된다. 하지만 국토부는 자산관리회사 겸업을 요청한 자산운용사에 90억원이 아닌, 70억원의 자본금만 갖추면 인가를 내준다는 취지로 안내한다. 같은 사안에 대해 금융위만 유독 보수적인 셈이다.
[정순우 기자 /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