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미국 금리의 역설 원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에 불안감을 느낀 투자자들이 주식보다는 기대수익률이 다소 낮더라도 상대적으로 안전 자산인 채권 투자에 베팅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해외채권 중에서도 신흥국 국채, 선진국 회사채, 금리연동형 은행대출채권(뱅크론) 펀드로의 자금 유입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다.
2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으로 올해 들어 해외채권형(특별자산 포함) 펀드로 유입된 자금이 1조146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 펀드에서 2조603억원이 빠져나간 것을 비롯해 국내채권형(-8815억원), 해외주식형(-3084억원) 등 다른 유형의 펀드에서 합계 3조원이 넘는 자금이 빠져나간 것과는 대조적이다. 올해 들어 돈이 들어오는 펀드는 해외채권형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오는 이유다.
해외채권형 펀드 중에서 가장 많은 자금이 몰린 펀드는 '미래에셋글로벌다이나믹' 펀드다. 한 달 새 4423억원의 뭉칫돈이 몰렸다.
이 펀드는 선진국·신흥국·국내 채권까지 다양하게 분산 투자하고 시황에 따라 적극적으로 비중을 조절하는 전략을 활용한다. 지난해 말 기준 신흥국 채권에 전체 자산의 절반에 가까운 48.9%를 투자하고 있다. 선진국 채권(29.2%)이나 한국 채권(9.6%)에 비해 신흥국 채권 비중이 월등히 높다. 신흥국 채권 가운데는 국채(36.7%) 비중이 회사채(12.2%)보다 3배가량 많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2009년 미래에셋글로벌다이나믹 펀드가 처음 설정된 이래 최근 1년 5%, 3년 13%, 5년 25% 등 매년 꾸준히 5%씩 안정적인 성과를 내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믿을 만한 중위험·중수익 펀드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신흥국 채권 가운데 그동안 국내 투자자들에게는 생소한 인도 국채에 주로 투자하는 '미래에셋인도채권' 펀드로도 최근 한 달 새 83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신용등급 'BB+ 이하' 투기등급 고수익 회사채(하이일드)를 중심으로 한 선진국 회사채로도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몰렸다. 최근 한 달 사이 'AB글로벌고수익' 펀드에 515억원, 'JP모간단기하이일드' 펀드에 486억원이 각각 들어왔다. 두 펀드의 최근 1년 수익률은 각각 18.5%와 9.2%에 달한다. 우량 등급 미국 회사채에 주로 투자하는 '미래에셋미국달러우량회사채' 펀드에도 133억원이 유입됐다.
조재영 NH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강남센터 PB는 "미국이 본격적으로 금리 인상에 나선 것은 경기가 좋아졌기 때문이고 이는 기업들의 전반적인 부도율이 낮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하이일드 펀드의 수익률이 높아지고 자금이 몰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이 투기등급 기업에 대출해주고 받은 대출채권에 분산투자하는 뱅크론 펀드로도 올해 들어 6000억원 가까운 자금이 몰렸다. 뱅크론은 대출이자율이 기준금리에 연동돼 움직이기 때문에 금리가 오를수록 오히려 수익이 늘어나는 구조다. 지난 한 달 동안 '프랭클린미국금리연동대출채권' 펀드로 3484억원, '이스트스프링미국뱅크론' 펀드로 2415억원의 자금이 각각 모였다. 두 펀드는 최근 1년 수익률이 각각 14.2%와 7.2%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에 설정된 첫 뱅크론 상품인 프랭클린미국금리연동대출채권 펀드의 경우 지난 1월 말 기준 누적 설정액(사모 포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