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건설업계에 정통한 관계자는 "대우건설은 외부감사인인 딜로이트안진의 요구에 따라 지난해 4분기 회계처리를 최대한 보수적으로 진행한 것으로 안다"며 "지난해 4분기에만 수천억 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분기 기준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은 2013년 4분기 이래 12분기 만이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3분기 실적보고서에 대해 '의견거절'을 받은 바 있다. 또다시 '의견거절' 통보를 받으면 상장폐지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에 지난해 4분기 보고서에 대해선 보다 정밀하게 작업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태로 금융감독원 제재를 앞두고 있는 딜로이트안진이 조선·건설 등 수주산업 회계감사를 보다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대우건설이 지난해 4분기 보고서에 잠재부실까지 반영한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따라 대우건설은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도 영업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지난해 1~3분기 대우건설의 누적 영업이익은 2641억원이다. 물론 지난해 4분기에 잠재부실을 한꺼번에 털어냈기 때문에 앞으로 대우건설 실적 전망에서 불확실성이 크게 해소됐다는 평가도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예상되는 잠재부실을 작년 4분기에 모두 반영하다 보니 앞으로 3~5년간은 수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영업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올해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설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여기에 대우건설이 지난해 국내 주택 부문에서 뛰어난 성과를 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총 2만8666가구를 분양해 분양 가구 수 기준 1위에 올랐다. 이 같은 분양 실적은 아파트가 준공될 때까지 수년에 걸쳐 영업이익으로 잡힌다.
이렇다 보니 대우건설의 지난해 4분기 어닝쇼크에 대해 대우건설과 매각작업을 추진하는 KDB산업은행은 반기는 분위기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에 대우건설 재무제표에 대한 의혹을 모두 풀고 나간다면 향후 매각작업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오는 9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다른 건설사보다 실적 발표가 늦어
[김대기 기자 /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