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12월 전 세계가 '엔론 쇼크'에 빠졌다. 세계 7위 기업이자 미국 최대 에너지기업이었던 엔론은 1조원대 분식회계로 얼룩졌다. '투자금 유치→사업 확장'을 목적으로 계획된 엔론의 분식회계는 88조원 규모의 투자자 피해를 가져왔다. 이에 미국 금융당국은 강력한 회계 개혁안을 내놓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또 다른 분식회계에서 투자자 피해를 막기 위해선 회계 개혁의 '골든타임'을 놓쳐선 안 된다는 판단에서다. 그리고 미국 당국은 엔론 사태 발생 7개월 만인 2002년 7월 '사베인스-옥슬리법(Sarbanes-Oxley Act·상장사 회계 개혁 및 투자자 보호법)'을 제정했다. 법 발효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된 것이다.
일명 '삭스법(SOX)'으로 알려진 이 법은 기업 정보 공개와 내부통제에 대한 경영자와 경영진의 책임 강화, 감사인의 감독과 독립성 강화, 이사회와 산하 위원회의 독립성·책임성 강화 등을 담고 있다.
특히 회계 부정을 방지하기 위해 독립 회계감독기구인 상장사 회계감독위원회(PCAOB)를 통해 상장사들이 최소 3년에 한 번씩 감리를 받도록 했다. 이 법의 효과는 컸다. 미국 200대 기업 경영자들의 협의체인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이 법 시행 1년 만인 2003년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의 80% 이상이 이사회의 4분의 3 이상을 독립 이사로 구성하고 있다고 답했다. 독립 이사들이 중심이 된 이사회가 경영진과 회계법인의 회계 부정을 막아 미국 기업들의 회계 투명성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국회에서도 회계제도 개혁에 대
[전경운 기자 /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