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블록체인 모바일 신분증 뜬다…신한 등 5개銀 공동개발

국내 시중은행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모바일 신분증 애플리케이션(앱) 공동 개발에 들어갔다. 블록체인 기반 모바일 신분증 앱이 출시되면 고객들이 모바일상에서 개별 은행과 금융거래를 할 때마다 번거롭게 로그인이나 본인인증을 할 필요가 없어진다. 또 비대면 계좌 개설이나 해외송금 등 모바일 금융거래 절차도 간편해지는 등 금융 거래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EB하나·신한·우리·기업·국민은행 등 5개 시중은행은 글로벌 블록체인 컨소시엄인 R3와 함께 '디지털 아이덴티티(Digital Identity)'로 명명된 블록체인 신분증 앱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블록체인 신분증은 다양한 모바일 앱 서비스를 자체 아이디 대신 페이스북이나 카카오톡을 경유해 로그인할 수 있는 것과 비슷한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 모바일에 블록체인 신분증 앱을 설치한 뒤 이 앱에 로그인 하면 은행별로 따로 로그인·본인인증 절차를 거칠 필요 없이 비대면 계좌 개설이나 금융거래(해외송금, 간편결제 등)를 할 수 있다. 또 개인정보 관리 주체가 은행이나 제3의 공인기관에서 사용자 본인으로 바뀌면서 보안성·프라이버시가 크게 강화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R3 관계자는 "블록체인 신분증이 개발되면 그간 금융권 고민이었던 고객확인 절차가 간소해지고 보안 문제도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고객 입장에서도 비대면 계좌 개설이나 금융거래가 간편해지면서 핀테크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데 기여하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5개 시중은행과 R3는 앞으로 블록체인 신분증 기능을 발전시켜 간편송금·결제 등이 가능한 스마트 전자지갑 형태로 구현할 계획이다. 또 글로벌 금융사들과 연계해 해외 금융기관을 이용할 때 블록체인 신분증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추진한다.
블록체인 신분증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R3는 2015년 9월 결성된 글로벌 블록체인 컨소시엄이다. 이 컨소시엄에는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 JP모건체이스, UBS 등 70여 개 이상 글로벌 금융사가 가입해 있다.
은행 입장에서도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는 고객확인(KYC·Know Your Customer) 절차 관련 비용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블록체인 신분증이 도입되면 금융거래와 블록체인 신분증을 통한 신분 확인 절차가 실시간으로 동시에 이뤄지기 때문에 신규 고객 가입과 금융거래 절차가 대폭 간소화된다. 고객확인 제도란 금융기관 서비스가 자금 세탁 등 불법행위에 이용되지 않도록 고객 신원, 실제 당사자 여부 및 거래 목적 등을 금융기관이 확인하도록 한 제도다. 국내에서도 2006년부터 이 제도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블록체인이란 거래 정보를 제3의 기관 중앙 서버에 저장하지 않고 거래 참가자에게 분산해 저장하는 거래 시스템으로 온라인 공공 거래장부라고도 불린다. 중앙집권화된 은행의 기존 전산 체계와 달리 거래에 참여하는 모든 참여자가 거래 기록을 저장·공유하기 때문에 해킹이나 조작이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정지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