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업계 안팎에서는 작년 4분기 기업 실적이 기대 이상으로 괜찮게 나오는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왜 국내 주식을 사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국내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지난해 한국 기업들 이익이 전년도보다 10% 이상 증가했는데도 증시는 지지부진하다"면서 "최근 국내 정치 문제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게 부각돼 국민연금 등 주요 기관투자가들이 투자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안타깝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민연금의 자금 집행이 이뤄지지 못하는 실제 이유는 이달 말로 예정된 기금운용본부의 전주 이전에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국민연금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자금 집행을 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기금운용본부 이사 때문"이라면서 "운용인력 30명이 지난해 이탈했고 이달 말 이전을 전후해 20명 이상이 추가로 빠져나갈 예정이어서 정상적 자금 집행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관련 검찰 수사도 인력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는 게 금투업계 분석이다. 이 때문에 국민연금의 국내 증시 구원투수 등판은 일러야 2분기에나 시작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금투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올해 국내 주식 추가 매수 여력은 10조~18조원으로 추정된다. 매년 증가하는 신규 적립금 50조원 중 국내 주식 비중 20%만 어림잡아도 10조원이란 계산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