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2월 16일(16:29)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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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K투자파트너스는 한일시멘트를 전략적투자자(SI)로 끌어들여 당초 예상을 크게 웃도는 6500억원 안팎의 베팅을 했다. IMM PE는 간발의 차이로 예비협상대상자에 머무른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 업계 관계자는 "LK투자파트너스와 IMM PE가 제시한 매각가가 200억원밖에 차이가 안 날 정도로 박빙의 승부를 벌였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인수 열기는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다. 이번 매각 대상은 채권단이 출자전환을 통해 보유한 지분 총 84.56%다. 이날 현대시멘트 주가는 주당 2만9000원, 시가총액 4860억원에 마감했다. 이를 감안한 현대시멘트 지분 84.56%에 대한 시장 가치는 4100억원 선이다.
당초 시장에서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은 매각가가 6000억원을 넘기 힘들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의 경쟁이 펼쳐졌다. LK투자파트너스와 한일시멘트는 시가총액 대비 60%에 육박하는 프리미엄을 주고 인수에 뛰어든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LK투자파트너스 단독으로는 이 정도 베팅을 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시멘트업에 정통한 한일시멘트와 손잡고 어떻게 경영을 해서 기업 가치를 올릴 수 있을지 명확한 청사진이 있었기에 높은 인수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현대시멘트는 시멘트업계에서 시장 점유율 10% 안팎을 차지하는 6위권 업체다. 사모펀드인 LK투자파트너스가 채를 쥐고 나서 어떤 방식으로 기업을 회생시킬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채권단은 다음달 LK투자파트너스와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4월 계약을 위한 확인실사에 나설 방침이다. 실사 과정에서 큰 문제가 없으면 5월 계약서를 체결하고 거래를 종결하기로 했다.
당초 인수후보 1순위로 꼽혔던 쌍용양회는 아쉬움을 삼키게 됐다. 업계 1위인 쌍용양회는 현대시멘트를 인수하면 점유율을 기존 21%에서 30% 안팎까지 올릴 수 있어 단기간 아무도 넘볼 수 없는 업계 최강자 자리에 올라설 수 있었다.
앞서 지난 14일 열렸던 매각 본입찰에는 LK투자파트너스, 쌍용양회, IMM PE 외에 한라시멘트, 현대성우홀딩스, 파인스트리트자산운용 등 주요 시멘트 업체와 재무적투자자(FI)가 서류를 냈다. 한일시멘트는 LK투자파트너스가 현대시멘트 인수를 위해 조성하는 PEF의 주요 투자자로 참여해 절반 가까운 자금을 책임질 예정이다. 한일시멘트는 영등포공장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을 인수자금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는 LK투자파트너스가 연기금·공제회 등 기관투자가들로부터 조달하게 된다. 신한금융투자는 M&A 인수금융을 제공해 힘을 보탤 계획이다.
[강두순 기자 / 홍장원 기자 / 안갑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