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는 지난 14일 투자자들에게 현대중공업 사업분할(분사)에 대해 '찬성' 의견을 밝혔다. ISS는 MSCI의 자회사로 세계 각국 기업의 주주총회 안건을 분석해 투자자들이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지 지침을 제공하는 회사다.
현대중공업 측은 오는 27일 분사를 위한 주주총회를 앞두고 울산 지역사회와 노동조합이 반발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지만 ISS 권고로 걱정을 덜게 됐다.
ISS는 보고서를 통해 "기업분할 이후 기존 주주들의 의결권이 지주회사인 현대로보틱스로 이관되는 13.4%만큼 줄어들 수 있다"면서도 "분할을 통해 현대미포조선이 현대중공업 지분 8%가량을 보유하고 있는 현재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할 수 있어 지배구조 투명성이 강화된다"고 찬성 근거를 제시했다.
현대중공업은 사업분할과 함께 지주회사 역할을 하게 되는 현대로보틱스로 자사주 13.4%와 현대오일뱅크 지분 91.13%를 이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 지분을 넘기는 동시에 2조원의 차입금도 현대로보틱스로 이전한다. 이 덕분에 현대중공업 존속법인은 2조원 규모 현금 유입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분할 후에는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중공업'의 순환출자 고리도 끊어진다. 다만, '현대로보틱스-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로보틱스'로 신규 순환출자 고리가 하나 발생한다. 현대미포조선은 분할 후 6개월 안에 현대로보틱스 지분 8%가량을 청산해 고리를 끊어야 한다.
ISS는 현대중공업 분사가 KEB하나은행에 제출한 구조조정 계획을 실천하는 의미도 있다고 밝혔다.
ISS는 "분할계획은 현대중공업이 주채권은행에 제출한 3조5000억원 규모의 경영개선 계획 일환으로 주주총회 부결 시 신용 리스크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우려가 있다"며 찬성을 권고했다.
ISS는 지난해 2월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합병에 대해서는 반대를 권고했다. 2015년 7월에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대해 삼성물산 주주들에게는 합병 반대를, 제일모직 주주들에게는 찬성을 권고했다. ISS 권고는 국민연금 등 국내는 물론 국외 기관투자가들의 의결권 행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분할 후 현대중공업의 기업가치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현재 현대중공업 기업가치는 15조4000억원 수준인데 분할 후에는 최대 20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양형모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로보틱스의 가치는 8조원, 현대건설기계는 주가순자산비율(PBR) 1.0배를 적용해 7150억원에 달할 것"이라며 "현대일렉트릭 역시 PBR 1.0배를 적용해 7400억원, 분할 후 존속되는 현대중공업 가치는 10조원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은
[문지웅 기자 / 윤진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