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금융계 인사는 대통령 탄핵 등 정국 혼란이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하면서 낙하산 인사나 깜짝 인사가 줄어든 대신 기존 수뇌부 연임이나 내부 승진이 많다는 게 특징이다. KEB하나은행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함영주 현 은행장을 단독후보로 추천했다고 21일 밝혔다. 함 행장은 다음달 하순으로 예정된 주주총회의 승인을 거쳐 임기 2년의 차기 은행장으로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2015년 9월 초대 통합은행장으로 취임한 함 행장은 옛 하나·외환은행의 전산시스템 통합을 성공시켰고 지난해 1조3872억원의 연결순이익을 올리며(전년 대비 31.7% 상승) 경영 실적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함 행장 외에 정수진 하나카드 사장, 이창희 하나자산신탁 사장, 배현기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소장 등도 임추위를 통해 연임이 확정됐다. 신임 하나캐피탈 사장은 윤규선 전 KEB하나은행 부행장이, 하나펀드서비스 사장에는 오상영 전 KEB하나은행 전무가 각각 내정됐다.
하나금융은 최근 정유라 특혜대출과 특혜승진 의혹으로 특검의 수사를 받는 등 내부 분위기가 어수선한 것을 고려해 이번 최고경영자(CEO) 선임 절차를 비공개로 조용히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상화 KEB하나은행 본부장이 독일에 있던 정유라 씨에게 특혜대출을 제공한 뒤 초고속으로 승진한 배경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DGB금융그룹을 이끄는 박인규 회장 겸 대구은행장도 연임이 유력시된다. 박 회장은 다음달 21일 3년간의 임기를 모두 마친다. DGB금융은 지난 15일 1차 임추위에서 4명으로 후보군을 압축한 뒤 오는 24일 2차 임추위를 앞두고 있다. 후보군에는 박 회장을 비롯해 노성석 DGB금융지주 부사장과 성무용·임환오 DGB대구은행 부행장
[정지성 기자 / 노승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