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낀 금괴 변칙거래 2조 탈세

금괴 불법 유통을 통해 2조원대의 세금을 포탈한 일당이 무더기로 적발됐습니다.
여기에는 LG상사 등 7개 대기업이 연루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강나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2000년 SK 상사는 순도 99.5%이상의 금괴 100Kg를 10억8천만원에 수입해 10억3천만원에 수출했습니다.

5000만원이나 싼 가격에 수출됐지만 결과적으로 이 회사는 이득을 봤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우선 금괴를 수입한 S사는 이른바 폭탄업체로 불리는 도매상에 이 금괴들을 팔고, 이들은 부가세를 내지 않은 채 다른 도매상에 금괴를 넘기고 가게를 폐업합니다.

폭탄업체로부터 금괴를 산 업체는 또 다시 S사에 금괴를 판 후 S사는 금괴를 수출하며 폭탄업체가 내지도 않은 10%의 부과세를 환급받습니다.

가공을 거쳐 재수출할 목적으로 수입한 금괴는 부가세를 환급받을 수 있다는 관련법을 지능적으로 악용한 것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지난 99년부터 6년간 무려 2조원의 국고가 새나갔고, 이 과정에 SK상사를 포함한 국내 7개 대기업이 연루된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확인됐습니다.

인터뷰 : 한견표 /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부장-"7개 대기업의 금거래 담당자가 막대한 자금력과 수출입 업무능력을 동원해 위 거래라인 중 수입 또는 수출에 가담해 총 2조원에 이르는 전대미문의 부가세 포탈거래를 한 사실을 적발했다."

또 대기업에서 이같은 업무를 담당했던 일부직원들은 퇴사한 뒤 금 수출업체를 설립하고 금괴 변칙거래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었습니다.

이들은 홍콩 현지법인까지 설립해 홍콩 금 수입업체까지 관리하면서 범행을 저질렀고 수익금으로 국내는 물론 중국에서 수십억 원 상당의 부동산을 사들이며 부를 축척해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검찰은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SK상사의 전 금속팀장 정 모 씨 등 102명을 구속기소하고 16명을 불구속기소하는 등 달아난 21명을 지명 수배했습니다.

mbn뉴스 강나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