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개관한 평택 고덕신도시 자연&자이 견본주택에서 예비청약자들이 상품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제공 = GS건설] |
부동산114 등에 따르면 올해 4월 시장에 공급될 아파트는 6만960가구로 처음으로 6만가구를 넘어섰다. 이전 최다 물량인 2015년 4월(5만2179가구)보다 많고 전년 동월(3만5814가구)의 두 배에 육박한다. 올해 월별로 봐도 4월에 아파트가 가장 많이 공급된다. 4월 29일~5월 9일로 거론되는 대선 시기에 걸친 5월 공급 물량이 절반 수준으로 급감할 전망이다. 5월 공급 예정 물량은 3만696가구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택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었던 2013년(4월, 2만2026가구) 이후 가장 적다.
통상 분양은 봄 성수기 5~6월, 가을 성수기 10~11월에 집중된다. 올해 예상 공급 물량(29만4055가구)이 지난해(45만3663가구)보다 30% 이상 줄어든 상황임을 감안하면 4월 분양이 집중되는 것은 시장이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을 감안한 결과로 풀이된다.
주목할 점은 중견사와 대형사들 반응이 엇갈린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부터 탄핵정국이 이어졌던 만큼 '대통령 파면' 여파는 부동산시장 수요·공급자들이 고려한 핵심 변수이다. 이를 두고 시공평가 10위권 대형 건설사들은 일찌감치 올해 분양 일정표에서 4월을 비워 뒀다. 본지가 올 초 삼성물산·현대건설·대림산업·GS건설 등 대형사 10곳의 분양 계획을 분석한 결과 3곳을 제외한 나머지 7곳은 4월 분양이 전무했다. 그나마 4월 분양하려던 서울 은평 '응암 SK뷰 아이파크'와 경기 안산 '안산 라프리모'도 서둘러 지난 8일 1순위 청약을 마감했다. 대형 A사 관계자는 "시장심리가 중요한데 앞으로 대선주자들의 부동산 정책이 변수로 남아 불확실성을 피하려고 계획했다"고 말했다.
반면 중견사들은 예년과 다름없이 고르게 분양 일정을 내놓았다. 중견 B사 관계자는 "분양 일정은 수시로 변하지만 건설사 상·하반기 실적 등을 감안해 일정을 무작정 미루지는 않는다"면서 "사업·분양승인을 받아 청약을 거쳐 계약에 이르는 2개월 정도 일정을 감안해 상반기에 분양하려면 3~4월이 최적"이라고 말했다. 5월 대선이 시작되면 시장 관심을 받기 어렵고 대선주자들의 부동산 공약 영향을 받아 상반기 내 분양을 소화하려면 4월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분양 계획은 3월에서 4월로 분양이 연기되거나 4월 이후로 분양이 미뤄지는 사업장이 나올 수 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팀장은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물량 변동이 있을 수 있지만 3월 기준 헌법재판소 결정을 전후해 분양을 미루겠다는 단지는 없었다"며 "상반기 분양을 미루기 힘든 사업장의 경우 예정대로 가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수요자들도 분양 일정을 눈여겨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수요 측면에서 중요한 것은 대출 규제이지만 5월 대선을 앞두고 '내 집 마련'을 위한 선택지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당장 부동산시장에 관한 구체적인 공약이 나오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탄핵과 조기대선보다는 대출 규제·금리 인상 등의 영향을 더 받을 수밖에 없다"며 "다만 하반기에는 금리 인상과 입주물량 증가가 현실화될 공산이 크기 때문에 건설사들이 공급 조절에 나서는 만큼 분양 일정 확인은 필수"라고 말했다. 당장 대선정국이 펼쳐져도 주택시
앞으로 분양시장에 대해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많은 대선주자들이 시장경기 촉진보다는 주거 복지와 서민 주거 안전망 확대에 초점을 맞추면서 부동산 투자는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인오 기자 / 이윤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