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가 한풀 꺾여 약세로 돌아서면서 금값이 오르고 있는 데다 금통장에서 발생하는 매매차익에 대한 세금이 면제되는 등 금값 상승과 비과세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17일부터 은행에서 판매하는 금통장 신규 계좌에서 발생하는 매매차익이 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전에는 금통장에서 발생한 매매차익에 대해 배당소득세 15.4%가 부과됐다. 그랬던 게 지난해 11월 "은행에서 판매하는 금통장에서 발생하는 매매차익은 배당수익이 아니므로 세금을 매길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로 매매차익이 비과세 대상으로 분류됐다.
금통장은 은행 계좌에 돈을 넣으면 원·달러 환율과 국제 금값 시세에 맞춰 금 무게로 환산해 적립해주는 상품이다. 신한은행 '골드·실버리슈', KB국민은행 'KB골드투자통장', 우리은행 '우리골드투자' 등이 대표적인 금통장들이다. 이들 세 가지 금통장은 지난 2월 말 현재 19만1958개의 계좌에 투자자금 5937억원(1만3009㎏)이 들어왔다.
수시입출금식 금통장을 만들어 돈 대신 금을 저축하면 실물보관 위험이 없고, 최소 0.01g부터 투자가 가능해 소액투자자들도 쉽게 금에 투자할 수 있다. 게다가 금통장의 가장 큰 단점이었던 매매차익에 대한 배당소득세가 사라지면서 금통장의 투자 매력이 배가된 상태다. 다만 금통장은 은행에서 판매하지만 예금자 보호를 받지 못한다. 금을 사들이거나 팔 때 1% 수수료도 내야 한다. 또 금값이 떨어지거나 금 매각 시점에 원화로 환산한 돈 자체가 쪼그라드는 환차손을 입어 원금 손실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이처럼 금투자는 국제 금 가격뿐만 아니라 원·달러 환율에도 큰 영향을 받는다. 국제 금 가격이 상승해도 원화값이 과도하게 강세를 보이면 투자 손실을 볼 수 있다. 박선원 KB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팀장은 "금값이 그대로일 때 국내에서 금을 사고자 하는 사람은 달러 약세가 유리하고 파는 사람은 달러 강세일 때가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금펀드에 간접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금펀드는 금에 직접 투자하는 펀드와 금 관련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가 있다. 올해 들어 주식시장이 랠리를 이어가고 있어 주식형 펀드가 인기다.
금통장 대신 금펀드를 판매하고 있는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금 관련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의 경우 주가 상승과 금 가격 상승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거래소(KRX)에 개설된 금시장에서 오는 9월부터 100g 단위의 미니금을 상장·거래한다. 원래 KRX 금시장에서는 1㎏ 단위부터 살 수 있었는데 그동안 투자 단위가 너무 커 부담이 크다는 불만이 있었다. 1㎏당 투자액이 5000만원에 육박했기 때문이다. KRX 금시장은 부가가치세와 배당소득세를 물리지 않는 데다 온라인으로 구매하면 수수료가 0.2%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상당수 금 전문가는
금 관련 금융상품이 아니더라도 실물 금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직접 금에 투자할 수도 있다. 은행이나 귀금속점에서 골드바를 직접 구입하면 된다. 하지만 금 실물에 투자할 경우 10% 부가가치세와 수수료 5% 등 부대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박윤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