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분양시장에 '중도금 무이자'를 내세워 공급하는 아파트 단지가 늘고 있다. 중도금 무이자 혜택은 3~4년 전 청약자를 유인하기 위한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됐지만 지난해 분양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점차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분양시장 열기가 한풀 꺾이고 중도금 대출 규제가 강해지는 상황에서 금리까지 오르자 건설사들이 다시 중도금 무이자 카드를 꺼내는 모습이다.
2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분양했거나 분양을 계획 중인 아파트 가운데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제시하는 곳이 늘고 있다. 실제로 올해 분양한 민간 아파트 중 가장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상위 5개 단지인 '부산 연지꿈에그린' '해운대 롯데캐슬스타' '평택 고덕파라곤' '전포 유림노르웨이숲' '속초 서희스타힐스더베이' 등이 중도금 전액 무이자 혹은 일부 무이자 혜택을 제공했다. 지난달 GS건설이 대전 서구에서 분양한 '복수 센트럴자이'와 이달 대우건설이 경기 평택 용죽지구에서 분양한 '비전레이크푸르지오' 등도 중도금 무이자 조건을 내세웠다.
과거 중도금 무이자 혜택은 입지가 좋지 않은 아파트 단지에 수요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방편으로 사용됐다. 하지만 최근엔 상황이 바뀌는 모습이다. 미분양 아파트뿐 아니라 청약 계약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인기 단지에서도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한다. 중도금 대출에 무이자 조건이 붙으면 청약 계약자는 대개 상당한 혜택으로 받아들인다. 분양가에 따라 1000만원이 넘을 수 있는 중도금 대출 이자비용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분양금액은 분양가의 10%에 해당하는 계약금을 계약 당시 치르고, 중도금 60%를 4~6회에 나눠낸 뒤 입주 때 30%에 해당하는 잔금을 내는 방식으로 납부한다.
하지만 정부와 금융권이 가계부채를 관리하기 시작하면서 중도금 집단대출 자체가 어려워지고 대출금리도 크게 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중도금 대출 무이자 조건이 더해지면 계약자에게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중도금 무이자' 조건이 적용된 단지는 입지가 떨어지거나 분양가에 이자비용이 포함됐을 수 있어 예비 청약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실제로 비슷한 입지에서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제공하는 단지의 분양가가 그러지 않은 단지보다 높게 나타난 사례
[손동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