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장 종료 기준으로 TS인베스트먼트 주가는 6080원, DSC인베스트먼트 주가는 9120원을 기록했다. TS인베스트먼트가 지난해 12월 16일, 그리고 DSC인베스트먼트가 같은달 19일에 상장한 코스닥 막내라는 점을 고려하면 3개월 조금 넘는 기간 동안 상장 당시 시초가와 비교해 주가가 무려 각각 413%, 265% 상승했다.
코스닥 막내 쌍둥이는 왜 이렇게 무서운 주가 질주를 보여주는 걸까.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시장의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기대감을 그 배경으로 꼽는다.
DSC인베스트먼트와 TS인베스트먼트는 16년 만에 상장한 창투사로 지난해 상장 당시부터 벤처업계의 이목을 끌어왔다. 창투사란 사업을 시작한 지 3년 이내이거나 투자 직전연도 매출이 10억원 이하인 기업 중 유망한 업체에 집중 투자해 수익을 거두는 이른바 '입도선매'형 벤처캐피털이다. 벤처기업과 스타트업의 업황에 따라 실적이 크게 좌우된다.
특히 19대 대통령 선거가 5월 9일로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유력 대권 후보들은 앞다퉈 4차 산업혁명을 차기 성장동력으로 지목하고 이와 관련된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가장 유력한 대선 주자로 꼽히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대통령 직속기구로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설치하고 정보기술(IT) 관련 중소 벤처기업을 지원하고 창업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역할을 맡기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또 사이버 보안 프로그램으로 성공한 벤처기업가인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청년과 실직자를 대상으로 인공지능(AI)을 재교육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임기 5년 동안 IT 전문인재 10만명을 키우기로 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드론, 인공지능, 빅데이터, 핀테크 등의 스타트업과 벤처기업들에는 더할 나위 없이 우호적인 분위기가 조성된 셈이다.
윤주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창투사에 자금을 지원하는 세컨더리 펀드 시장 규모가 점차 커지면서 창투사들에 대한 투자 매력이 높아졌다"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결정 후 차기 정권의 4차 산업혁명 지원에 대한 기대감에 더해 최근 3개월간 주가를 가파르게 밀어올렸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기존 창투사들도 재조명받고 있다. 코스피 상장사 DPC는 벤처캐피털 겸 사모투자펀드(PEF)인 스틱인베스트먼트를 보유하고 있다. DPC는 지난해 매출 1398억원, 영업이익 162억원을 기록하고 있으나 시가총액은 1698억원에 불과하다.
반면 TS인베스트먼트가 지난해 매출 40억원에 영업이익 13억원, DSC인베스트먼트가 같은 기간 동안 매출 43억원에 영업이익 14억원을 기록했지만 각각 시가총액이 약 1365억원, 1582억원에 달하고 있다. 주가수익비율(PER)을 기준으로 비교해 본다면 DSC인베스트먼트는 90배, TS인베스트먼트는 33배인 데 비해 DPC는 11배에 불과해 이 두 종목보다 최소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DPC의 자회사인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지난해 말 분자진단기업 엠지메드에 투자금을 회수해 두 배 이상 수익을 시현한 후 실적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면서 "DPC의 저평가 매수 매력이 점차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유태양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