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경·에프앤가이드 조사
작년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가 매출·영업이익이 동시에 늘어나면서 '불황형 흑자' 구조를 끊은 데 이어 올해도 이런 기조가 더욱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주식시장이 2007년 호황기 이후 10년 만의 대세 상승기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코스피는 2007년 7월 사상 처음 2000선을 돌파했다.
3일 매일경제신문이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올 1분기 실적 예측이 가능한 524곳의 상장사(코스피·코스닥) 실적을 취합한 결과,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9%와 26.7%씩 늘어난 468조2947억원, 44조682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1분기 실적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상장사 524곳은 작년 1분기 매출 기준으로 전체 상장사의 84%를 차지한다.
2014년 424조원이었던 이들 상장사 매출은 2015년 405조8000억원으로 줄었다가 작년 433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올 1분기에는 작년보다 7.9% 증가해 1분기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1분기 영업이익도 꾸준히 늘었다. 2014년 28조2000억원에서 작년 35조원을 넘더니 올해는 44조6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올 1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는 작년보다 26.7% 증가한 수치로 역대 분기별 사상 최고치다. 기업 '성적표' 개선은 반도체와 석유화학 수출 호조 덕분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75억달러로 작년 3월보다 41.9% 증가했다. 석유화학은 지난달 40억9000만달러 수출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의 올 1분기 예상 매출·영업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각각 61%, 287%나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LG화학은 같은 기간 매출 26.3%, 영업이익 45% 증가가 예상된다.
반면 삼성전자는 영업이익이 39%나 증가하는 것으로 예상됐지만 매출은 0.4%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24곳 매출의 11.5%를 차지(작년 1분기 기준)하는 삼성전자 성장 둔화에도 다른 기업들의 매출 증가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말 삼성전자를 뺀 나머지 코스피 전체 상장사들의 매출은 1444조원으로 전년 대비 0.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92조649억원으로 16.5%, 순이익은 57조5536억원으로 18.2% 각각 늘었다.
신성호 IBK투자증권 사장은 "통상 경기 상승 초기에 불황형 흑자가 나타났다가 매출과 이익이 동시 상승하는 대세 상승기로 진입한다"며 "통상 1분기가 실적 비수기인 점과 삼성전자 이외에도 실적 개선이 나타나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사상 최대 실적에 따른 큰 폭의 주가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문일호 기자 / 이용건 기자 / 윤진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