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친성장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불거지는 가운데 코스피가 약보합세를 보였다. 대형주를 중심으로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가 나란히 1000억원대 순매도에 나서며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지수는 2160선도 위태한 모습이다.
4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6.41포인트(0.30%) 내린 2161.10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2.28포인트 내린 2165.23에 개장한 뒤 장 초반 한때 2156.89까지 하락했다가 낙폭을 다소 축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입법 시험대로 여겨졌던 '트럼프케어'가 하원에서 좌초된 이후 국내 증시를 포함한 글로벌 증시는 조정세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 정책 중 상대적으로 비중이 크지 않은 트럼프케어 조차 의회 상정이 철회됨에 따라 추후 예산안 편성, 세제개편안 등 친성장 정책마저도 불투명해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친성장 정책에 대한 기대감에 글로벌 증시가 동반 상승했지만 기대감이 불확실성으로 바뀌면서 게걸음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코스피도 지난달 중순 이후 2150~2170선의 좁은 박스권에서 횡보세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지난밤 뉴욕 등 일부 주(州) 당국이 트럼프 행정부의 '에너지 규제완화 행정명령'을 막기 위해 합동으로 소송을 제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자들의 관망심리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연방정부의 주요 탄소배출 규제를 해제하는 '에너지 독립'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국내 증시는 오는 7일 삼성전자의 1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어닝 시즌에 돌입한다. 어닝 시즌이 다가올 수록 기업들의 이익 추정치가 점차 우상향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트럼프노믹스는 감세와 인프라 지출 확대 기대를 자극하며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에 달콤한 선물을 안겼으나 무역 분쟁, 환율 조작국 지정 등의 이슈는 불편하다"라며 "의회와의 갈등 속에 확장적 재정정책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트럼프는 밖으로 눈을 돌려 무역정책을 통해 정책 돌파구를 찾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이어 "감세안이 공개되기 전인 2분기 초반까지 트럼프의 성장 정책에 대한 실망감이 연장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업종별로 의료정밀, 전기가스업, 운송장비 등이 하락했고 전기·전자, 통신업, 유통업 등은 소폭 상승했다.
매매주체별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017억원, 1233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은 1796억원을 순매수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527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대체로 약세를 보였다. 시총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삼성전자 한 종목만 1.54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1개 상한가를 포함해 270개 종목이 올랐고 1개 하한가를 포함해 521개 종목이 떨어졌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3.03포인트(0.48%) 내린 625.49에 마감했다.
[디지털뉴스국 고득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