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률이 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 중인 가운데 최근 물가가 오르면서 추가 상승에 대한 부담이 커지자 물가연동국채(물가채)에 대한 투자 매력이 감소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해 하반기 국제 유가가 배럴당 50달러를 회복한 이후 추가 인상이 어려워지고 있는 데다 물가 수준도 이미 각국 중앙은행의 목표치에 도달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정정책 확대로 인플레이션 효과를 유발할 것이라는 '트럼플레이션(Trumpflation)'에 대한 기대감이 약해진 상황에서 물가가 상승세를 이어갈 원동력도 부족하다는 것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5일 "현재 물가는 1분기를 정점으로 상승세가 둔화될 것"이라며 "향후 채권 투자 시 물가 상승을 통해 수익을 기대하는 물가채에 대해선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 연구원은 "최근 물가가 바닥을 확인하고 반등했지만 추가적으로 상승세가 확산될 여지는 낮다"고 평가했다. 3월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2%로 2012년 6월 이후 4년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미국의 2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역시 2.1%를 기록해 2012년 3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공 연구원은 "현재 높아진 물가는 지난해 큰 변동성을 보인 유가를 비롯해 원자재 가격의 반등에 따른 기저효과를 반영하고 있어 본격적인 경기 회복으로 평가할 여지가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한국은행과 미국 중앙은행 등 각국 중앙은행들이 모두 물가 목표를 2%로 설정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현재 물가는 상당히 주의를 요하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지난 2월 초만 하더라도 물가채 투자 확대를 제시했던 NH투자증권 역시 이 같은 분위기를 감안해 투자 방향을 전면 수정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등 세계 각국 채권시장에서 반영하는 기대인플레이션 지표인 글로벌 BEI(Break-Even Inflation) 지수가 2% 전후에서 더
■ <용어 설명>
▷ 물가연동국채 : 채권의 원금과 이자지급액이 물가가 오른 만큼 연동돼 원금 가치도 보존되는 국채다.
[고민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