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3개월만 투자해 연환산 2% 중반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전단채(전자단기채권)랩'의 인기가 높다. 신한금융투자가 단독 출시해 판매하고 있는 이 상품은 출시 11개월 만에 7000억원 넘게 팔려나가 신한금융투자의 효자 상품이 됐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높아진 불확실성과 박스권 장세에 방망이를 짧게 잡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덕이다.
7일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작년 5월 말 출시된 '신한명품 스마트전단채 랩'은 지난 6일 기준 총 7200억원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올 들어 3개월 동안 작년 전체 판매량의 60%에 달하는 2650억원어치가 팔려나간 점을 감안하면 최근 판매 증가세가 더 가파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단채랩이란, 말 그대로 전자단기 사채에 주로 투자하는 '랩어카운트' 상품을 말한다. 전단채는 기업들이 만기 1년 미만의 단기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종이가 아닌 전자 방식으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전단채랩은 전단채 외에도 자산담보부 기업어음(ABCP), 기업어음(CP) 등 만기가 비교적 짧고 신용등급이 우량한 증권 상품들에 투자해 시중금리 이상의 수익을 추구한다. 만기는 3개월이다.
한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는 "불안 장세에 아직 투자처를 정하지 못하고 망설이는 고액자산가들이나 예금에 방치한 여윳돈을 넣어둘 곳을 찾는 투자자들이 전단채랩에 높은 관심을 보인다"며 "만기가 3개월로 짧은 편이어서 상황에 맞춰 투자금을 현금화하는 데도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
이와 유사한 전단채펀드도 나와 있지만 그보다 전단채랩의 수익률이 더 높은 편이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 1년이 넘은 전단채펀드들의 연평균수익률(6일 기준, 12개)은 1.77%지만 '신한명품 스마트전단채 랩'의 연환산수익률은 2.56%(보수 차감 후) 수준으로 훨씬 높다.
그 대신 전단채랩은 중도 환매가 불가능하다. 이재신 신한금융투자 랩 운용부장은 "전단채랩은 3개월 동안 환매가 불가능한 조건이기 때문에 설정액의 99%를 전단채 등에 투자할 수 있다"며 "중도환매가 가능한 전단채펀드는 투자자의 환매에 대비해 펀드 자산의 5~10%가량을 현금으로 보유할 수밖에 없어 전단채랩에 비해 수익률이 다
최소 가입금액은 1000만원이다. 이재신 신한금융투자 랩운용부장은 "시장의 높은 변동성과 위험을 회피하면서 꾸준한 수익을 올리고 싶은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라고 말했다.
다만 보수가 전단채펀드나 전단채 직접 투자에 비해 다소 높은 편이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김효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