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4월 11일(15:55)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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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관리를 거쳐 하림그룹에 인수된 팬오션이 4년여만에 신용등급 A등급을 회복했다.
11일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는 팬오션에 대해 장기운송계약에 기반한 안정적인 현금흐름과 개선된 원가구조, 출자전환 및 인수대금 유입으로 보강된 재무여력을 감안해 신용등급을 A-(안정적)으로 부여한다고 밝혔다.
팬오션은 매출 기준 국내 3~4위권의 대형 해운선사로 현재 163척의 건화물선(Dry Bulk)을 비롯해 총 191척에 달하는 선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3년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가 개시되었으나 2015년 6월 하림그룹으로 인수되면서 회생절차가 종결됐다. 현재 하림그룹의 지주회사인 제일홀딩스가 팬오션 지분 50.9%를 보유해 최대주주에 올라 있다.
한신평은 "2013년 말 회생절차 개시 이후 고비용 장기용선계약 해지, 하림그룹 편입에 따른 신인도 제고 등을 바탕으로 영업이 정상화됐으며 채무재조정과 우발채무 감소로 재무적 불확실성도 크게 완화됐다"라고 분석했다. 최근 벌크선 시황이 침체되고 있지만 팬오션은 장기운송계약 부문에서 28% 내외의 매출총이익률(매출액 대비 매출총이익)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아울러 팬오션은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 69%, 차입금의존도 35% 등을 기록하며 재무안정성이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속적으로 회생채무를 출자전환하고 하림그룹으로부터 유입된 인수자금으로 회생채무를 조기 변제함으로써 순차입금은 2012년 말 3조9372억원에서 2016년 말 1조2881억원으로 크게 줄어 들었다.
한편 최대주주인 제일홀딩스의 재무부담이 늘어난 것은 주요 모니터링 요인으로 지목됐다. 하림그룹이 지난 2015년 팬오션 인수, 2016년 복합물류센터 개발사업 추진 등에 나서면서 지주회사인 제일홀딩스의 순차입금이 2014년 말 7597억원에서 2016년 말 3조2533억원으로 네 배 이상 급증했다. 이에 대해 한신평은 "(팬오션의) 배당 지급 등 직간접적인 재무적 지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2013년 법정관리 당시 팬오션은 확정회생채무의 출자전환 4000억원과 채무조정이익 1조2000억원이 발생했지만 영업적자 3000억원, 유형자산 손상차손 5000억원, 장기용선계약 해지로 인한 손해배상액 1조5000억원 등 총 2조원이 넘는 당기 순손실을 기록하며 부채비율이 2420%까지 상승했다. 그 사이 팬오션의 신용등급은 지난 2012년 말 A-에서 BBB+로 조정된 이후 수 차례 하향조정을 거쳐 D등급까지 떨어졌다.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