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종윤 기계설비건설協 신임회장
지난 7일 제10대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장으로 취임한 백종윤 회장(윤창기공 대표)은 최근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면서 기계설비건설업 육성이 일자리 창출과 건설업 고도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열쇠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흔히 기계설비산업이라 하면 제조업을 떠올리지만 기계설비건설업은 완전히 다른 서비스업이다. 온도조절, 환기, 배수, 가스 등 건물이나 공장, 발전소가 제 기능을 하도록 돕는 모든 설비의 설치 및 시운전, 유지보수가 기계설비건설협회 소속 7000여 회원사의 업무다.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 음식을 조리하며 사무실에서 1년 내내 쾌적하게 근무할 수 있는 것은 건물에 설치된 기계설비가 제 기능을 할 때 가능하다.
백 회장은 지금까지 기계설비건설산업이 건설업의 하도급으로 인식돼 온 탓에 체계적인 발전을 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기술에 대한 평가 없이 낮은 가격만 추구하다 보니 경쟁력은 답보상태고 기업들의 규모도 영세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처음 기계설비건설업이 생겨난 1960년대만 해도 건축원가에서 기계설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1%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일반 아파트 15%, 고급 아파트는 30%대까지 높아졌다"며 "기계설비 유지보수에 대한 규정이 현행법에는 전혀 없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기계설비산업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협회는 기계설비산업법이 만들어진다면 1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 기계설비 기능 고도화를 통해 연간 3조원가량의 에너지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안전사고 예방, 이용자 만족도 상승 등 무형의 효용도 있다. 백 회장은 "법이 생기면 전문 기술인력을 현장에 의무적으로 상주시킬 수 있게 돼 일자리가 늘어난다"며 "각종 안전사고 징후에 빠르고 전문성 있게 대응할 수 있어 대형 참사를 막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동탄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사건 역시 방재시스템을 유지하고 운전할 수 있는 전문가가 현장에 없어서 생긴 사고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백 회장은 기계설비건설업이 두 가지 측면에서 수출 효자산업이 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첫째는 중소형 플랜트 시장. 국내 대기업들이 그간 최소 수천억 원대 대규모 프로젝트에 집중했지만 글로벌 시장에는 수백억 원 규모 중소형 플랜트 시장이 존재하며 아직 절대 강자가 없는 블루오션이라는 것이다. 두 번째는 스마트시티다. 스마트전력망, 드론, 자율주행차 등 온갖 신기술의 융합이 이뤄지는데 진정한 융합을 위해서는 결국 소프트웨어 경쟁력과 운영능력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이 같은 기회를 잡기 위해 협회는 2년 전 기계설비산업연구원을 만들어 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에 대한 연구와 자료 축적을 시작했다. 중소형 플랜트 수출을 위해서는 해
백 회장은 "연관 산업과의 융·복합을 추진하면서 동시에 3년 임기 내에 협회 회원사들이 해외 중소형 플랜트 수주 성과를 거둘 수 있게끔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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