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은 자산관리(PB)센터를 찾는 VIP 고객을 상대로 각각 벨기에와 호주에 있는 오피스건물에 투자하는 부동산 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두 은행이 해외 부동산 펀드 판매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한은행이 이달 초 선보인 '신한알파플러스 특정금전신탁'은 벨기에 브뤼셀 중심업무지구 소재 오피스빌딩 스퀘어 디 뮤즈8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지난해 유럽연합(EU) 3대 기관인 유럽집행위원회·최고위원회·유럽연합의회가 12년 장기임차계약을 맺은 곳이다. 최근 신한은행이 국내 은행 중 최초로 만든 부동산 펀드·리츠 판매 전담 PB센터인 부동산투자자문센터의 첫 번째 상품으로, 출시 2주 만에 목표액 300억원을 모두 모았다.
지난달 국민은행이 판매한 '미래에셋맵스 호주 부동산투자신탁 2호'의 투자 대상은 호주 캔버라에 있는 호주 교육부 빌딩이다. 연평균 배당수익률이 6.26%나 되고 현지 통화인 호주달러로 투자해 추가적인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어 이 은행 PB 고객들 사이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하나은행 현지법인이 보유한 오피스건물에 투자하는 펀드를 성공적으로 판매하며 글로벌 부동산 펀드 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 지난 3월에는 미국 워싱턴 미국항공우주국(NASA) 본사 빌딩을 사들여 투자하는 '나사 펀드'와 싱가포르 증시에 상장된 아시아 물류센터 투자상품인 글로벌 부동산리츠펀드를 취급해 총 400억원을 모았다. 우리은행도 나사 펀드와 호주 교육부 빌딩 투자 펀드를 판매했다. A은행 관계자는 "저금리 시대에 연 수익률 5%를 좀처럼 넘기 힘든 상황에서 해외 부동산 펀드가 내건 배당수익률은 평균 6%대"라며 "최근 외화 투자에 관심 있는 VIP도 많아 고수익과 글로벌 환투자를 원하는 자산가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은 펀드 모집액 중 대략 2%를 수수료로 가져간다. 펀드를 많이 팔수록 수수료 수입도 많아진다. 저금리 시대에 기존과 같은 예대마진 위주의 영업만으로 성장하기 힘들어졌
자산운용사들도 은행마다 최대 1만명이 넘는 예상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만큼 은행들의 펀드 판매 참여에 적극적이다. 이 때문에 은행들이 내놓는 해외 부동산 펀드는 앞으로 더욱 많아질 전망이다.
[김태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