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2P 대출 1조원 시대 ◆
저금리 시대에 투자처를 찾지 못한 돈이 P2P금융으로 몰리고 있다. 온라인에서 대출자와 투자자를 직접 연결해주는 P2P금융은 지난해 이후 성장세가 가팔라졌다. 공연과 맛집 등 트렌디한 투자상품이 다양하게 출시된 데다 평균 10%가 넘는 높은 투자 수익을 거두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20·3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대세 재테크 수단으로 빠르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16일 P2P금융 연구기관 크라우드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P2P금융사들의 누적대출액 합계는 지난 11일 현재 1조원을 돌파하며 P2P대출 1조원 시대를 열었다. 현 추세라면 올 연말까지 누적대출액 1조5000억원을 가뿐히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P2P금융 성장세는 올해 들어 두드러졌다.
올 1분기에만 3340억원 규모의 대출이 실행돼 전년 동기(496억원) 대비 대출액이 6배 이상 급증했다. 올 들어 신규 업체 23곳이 새로 생겨나면서 P2P업체 수도 144개로 불어났다. 5월 29일 P2P대출을 규제하는 가이드라인 시행을 앞두고 P2P대출업체들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 데다 예·적금 금리가 낮아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이 10% 이상의 고수익을 제공하는 P2P금융에 대거 쏠리면서 올해 들어 특히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한국P2P금융협회에 따르면 P2P대출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평균 13.93%의 수익률을 올려 평균 1~2%대에 그친 다른 금융상품 수익률을 크게 앞섰다. 이승행 P2P금융협회장은 "저금리 기조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던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나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P2P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며 "차입자 입장에서도 2금융권보다 낮은 중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어 이익"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부동산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한 담보대출이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분야별 누적대출액을 살펴보면 신용대출이 2154억원, 담보대출이 7879억원을 기록해 담보대출 비중이 80%에 가깝다. 담보 P2P는 올 1분기 대출액이 2842억원을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0배가 넘는 성장세를 보였다.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중금리 대출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경쟁이 격화되고 있지만 P2P업계는 여전히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P2P금융이 이미 저금리 시대에 맞춰 고수익을 낼 수 있는 하나의 재테크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는 데다 상대적으로 인건비 등 비용이 크지 않아 새 경쟁자들을 상대로도 금리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P2P 신용대출 분야 1위 업체 8퍼센트는 지난 13일부터 '금수저 증정 최저금리 보상제'를 실시하고 있다. 다른 금융기관에서 자사 신용대출보다 더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으면 현금 10만원과 24K 금수저를 제공한다.
P2P금융은 시중 금융권에서 대출이 어려운 중·저 신용자를 타깃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P2P업체 어니스트펀드는 오는 20일부터 기존 신용평가모델에 더해 머신러닝 기반의 신용평가를 추가할 예정이다. 대출자에게 서로 다른 두 가지 신용평가를 적용해 한 평가에서만이라도 통과되면 대출을 승인하는 방식으로 승인율을 높이는 것이다.
P2P업체는 독특한 투자상품이 많아 평소 관심이 많은 분야에 투자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P2P업체 미드레이트는 최근 미술품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을 출시했다. 팝아트 작가인 마리 킴의 '신데렐라',
■ <용어 설명>
▷ P2P(Peer to Peer) 대출 :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고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차주와 투자자가 직접 돈을 주고받는 금융 서비스.
[정지성 기자 / 김종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