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IT펀드 가운데 '미래에셋TIGER200IT레버리지ETF'가 연초 이후 수익률(14일 기준) 30.9%로 가장 좋은 성적을 올렸다. 작년 5월 설정된 이 펀드의 설정 이후 수익률은 1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 96%가 넘는다. 이 펀드는 '코스피200 정보기술지수'를 추종한다. 이 지수는 코스피200 구성종목 중 17개의 정보·기술 종목만 재분류한 것으로 2011년 4월 1일부터 산출됐다. '레버리지' 펀드여서 추종 지수 수익률의 2배를 얻을 수 있다. 편입 종목을 들여다보면 삼성전자 비중이 27.8%로 가장 높다. 이어 SK하이닉스(18.3%), 네이버(13.3%), 엔씨소프트(5.75%) 순이다. IT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올 들어 주가(17일 종가 기준)가 15.3% 상승했고 SK하이닉스는 10%가량 올랐다. 엔씨소프트는 무려 45%나 급등했다. 이들 종목이 펀드 수익률을 견인했다. '미래에셋TIGER소프트웨어 ETF'도 연초 이후 수익률 17.3%, '미래에셋TIGER200IT ETF'도 연초 이후 수익률 14.8%로 우수하다.
이외 반도체 관련 종목에 주로 투자하는 '삼성코덱스반도체ETF' '미래에셋TIGER반도체ETF'도 연초 이후 수익률이 각각 3.9%, 5.3%로 양호한 편이다. 2006년 설정된 이 두 펀드는 설정 이후 수익률이 각각 156.2%, 172.5%로 10년간 연평균 10% 이상의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코덱스반도체ETF'는 SK하이닉스 비중이 27.7%로 가장 높고 원익IPS(6.42%) 동부하이텍(6.11%) 이오테크닉스(5.43%) 서울반도체(5.15%) 등을 담고 있다.
IT펀드는 수수료가 저렴한 ETF들이 주를 이루고 있어 개인투자자 접근이 보다 용이한 편이다. IT 관련 ETF들 수수료는 0.4~0.7% 정도로 일반 펀드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IT업종 전체에 투자하기 때문에 개별 종목 투자보다 안정성이 높다. 또 주식처럼 거래소에 상장돼 실시간으로 거래할 수 있어 필요시 매매가 자유롭다는 장점도 있다.
김윤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개별 종목에 직접 투자하는 것은 아무래도 위험이 크지만 ETF를 활용한 분산투자는 위험도 관리 측면에서 보다 수월해 일반 투자자들이 접근하기 좋다"고 설명했다.
IT펀드 두각은 4차 산업혁명 돌풍에 힘입어 IT 관련 종목의 주가가 상승하고 있는 데 따른 결과다. 특히 반도체 시장 호조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IT 대형주 주가가 강세를 보인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IT업종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전망도 밝은 편이라고 관측했다. 업황이 꺾이지 않은 데다 주요 IT업체들 실적도 예상보다 뛰어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1분기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발표한 삼성전자와 LG전자 외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IT업종이 올해 상장사 실적(영업이익) 개선세를 주도할 것이라는 게 증권업계 예상이다. 이들 네 종목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3개월 전에 비해 25% 이상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IT 종목이 연초 이래 계속 상승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며 "IT 대형주 7개사(삼성전자, LG전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삼성전기, 삼성SDI)의 주가 상승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효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