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2월 말 현재 예금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616조5745억원으로 1년 전인 지난해 2월 말(565조8246억원)보다 9.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은행 기업대출금은 759조2018억원에서 785조9111억원으로 3.5% 늘었다. 은행 가계대출이 기업대출보다 3배 가까이 가파르게 늘어난 셈이다. 특히 은행권 기업대출로 분류되지만 가계대출이나 마찬가지인 자영업대출(소호대출)이 급증한 상태여서 실제 기업대출은 쪼그라들었다는 게 금융시장 전문가들 진단이다. KB국민은행은 2월 말 현재 전체 원화대출금 220조5402억원 중 기업대출 비중이 45% 정도로 지난해와 엇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기업대출 가운데 자영업대출 비중은 52.70%에서 1년 만에 55.06%로 껑충 올랐다.
시중은행들이 소매금융을 확대하는 것은 확실한 담보 확보를 통해 큰 리스크 없이 쉽게 이자 장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대출의 경우 신용도가 높은 대기업은 내부유보된 잉여현금이 넘쳐나는 상황이어서 대출 수요가 적은 반면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큰 중소기업들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꺼리는 분위기다. 이처럼 은행들이 부동산담보대출 회사화되면서 대출이 필요한 대다수 중소기업이 이자가 시중은행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2금융권으로 내몰리고 있다. 실제로 2월 말 현재 지난 1년간 비은행금융회사 기업대출금은 80조4348억원에서 102조1214억원으로 27% 급증했다. 비은행예금취급회사에는 상호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상호금융 새마을금고 신탁회사 등 2금융권이 포함된다. 비은행예금취급회사 기업대출금이 100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월 말 예금은행 기업대출에서 중소기업대출(617조1531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78.5%였다. 또 2
금융권 관계자는 "주식·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중소기업들이 은행 기업대출 주요 수요자"라며 "은행이 가계대출에 주력하면서 대기업 여신은 국책은행으로, 중소기업대출은 2금융권으로 집중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박윤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