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4월 28일(12:44)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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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가 KB증권 계열 현대자산운용을 인수한다. 키스톤PE는 현대자산운용 인수를 통해 PEF 투자뿐만 아니라 종합자산운용사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키스톤PE를 현대자산운용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KB증권과 키스톤PE는 추가 협상을 거쳐 조만간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방침이다. 금융회사의 인수·합병(M&A)시 거쳐야 하는 금융당국의 대주주 변경 승인 심사가 통상 2개월 정도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6~7월께 거래가 완료될 전망이다.
키스톤PE는 종합자산운용사로는 유일한 매물인 현대자산운용을 오래전부터 지켜봐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산운용은 주식·채권과 더불어 전체 운용자산 7조9000억원 중 2조원을 부동산에 투자할 정도로 대체투자에 강점이 있다. PEF 투자 특성상 현대자산운용의 대체투자가 합쳐지면 작지 않은 시너지가 기대된다. 키스톤PE는 향후 헤지펀드 운용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자산운용은 운용자산 기준으로 업계 30위권의 중형 운용사다. 키스톤PE는 M&A에 적절한 회사 규모와 내부 인력의 우수성을 높게 평가해 이번 인수전에서 가장 높은 가격인 500억원대 중반을 제시했다.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현대자산운용의 적정 인수가치는 450억~46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키스톤PE는 여기에 100억원 정도를 추가로 얹어 경쟁자들 중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IB업계 관계자는 "현대자산운용이 규모는 크지 않지만 운용 중인 자산의 퀄리티가 상당히 좋다"면서 "M&A시장에서 보기 힘든 종합자산운용 라이센스를 보유한 점을 감안해 프리미엄을 높게 책정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키스톤PE는 금융당국의 대주주 변경 심사도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HMC투자증권 대표 출신인 제갈걸 키스톤PE 회장을 비롯해 키스톤PE 임원들은 금융투자업계 근무 경험이 풍부하다. 현상순 키스톤PE 대표 역시 우리투자은행 홍콩법인장 출신이고, 최근 합류한 손창배 대표는 NH투자증권에서 PE사업을 총괄했다. 키스톤PE는 회사의 대주주와 임원에 관한 사항을 모두 제출해 매각측으로부터 호평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인수전에 참여한 미래에셋자산운용, 키움증권, 대신증권 등은 아쉬움을 삼키게 됐다. 현대자산운용 본입찰에 7곳의 투자자가 참여할 정도로 마지막까지 치열한 경쟁이 이어졌다.
키스톤PE는 최근 활발한 투자 활동으로 펼치고 있는 중견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다. 특히 기업구조조정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9월 동부건설 인수를 마무리 지었으며 동양물산과 손잡고 동국제강 계열이었던 국제종합기계를 인수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선박기자재 업체 융진과 함께 대우조선해양의 설계부문 자회사 디섹 인수를 마무리 짓기도 했다.
KB증권이 현대자산운용과 함께 매각을 추진한 현대저축은행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시간이 더 소요될 전망이다. 지난 26일 진행된 본입찰에는 유진그룹과 외국계 투자자 등 총 2곳이 참여했다. 시장에서는 유진그룹의 인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강두순 기자 / 전경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