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주가가 주류업계 경쟁 심화와 주류 소비 감소 여파로 추락하다가 바닥을 확인하는 분위기다. 신제품 '필라이트'로 저가 맥주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데다 희망 퇴직을 비롯한 뼈를 깎는 자구책을 내놓은 결과로 해석된다. 지난달 주가가 최근 3년내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외국인과 기관 투자가가 다시 매수에 나서면서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이트진로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0.4% 상승해 2만1000원으로 마감했다. 지난달 12일 이후 이날까지 5.2% 올랐다. 이 기간 외국인이 56억원을 순매수하며 이를 뒷받침했다. 기관도 따라서 지난달 20일부터 순매수 41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앞서 하이트진로 주가는 꾸준히 내리막길을 걸었다. 하이트진로는 '혼술(혼자 술먹기)'이 유행하는 등 음주 문화가 변화하면서 판매량이 줄었고 이 와중에 수입 맥주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실적도 타격을 입었다. 지난해 맥주 사업에서만 217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이익(1179억원)은 전년 대비 4.7% 감소했다. 그러자 주가는 지난달 11일 1만9800원까지 하락해 최근 5년내 가장 낮은 가격(1만9550원) 가까이 떨어졌다.
그러나 하이트진로는 지난달 25일 국내 시장에 필라이트라는 '발포주'를 새 제품군을 선보이면서 변신을 시작했다. 발포주는 보리(맥아) 비율이 낮고 주세율은 30%를 적용 받는다. 일반 맥주(72%)의 절반에 못 미친다. 높은 주세율 때문에 가격 경쟁이 쉽지 않은 기존 제품과 달리 수입 맥주와 가격 경쟁이 가능하다.
강도 높은 자구책을 통해 재무 구조 개선에 나선 점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 3월 임직원을 대상으로 5년 만에 희망 퇴직을 받았다. 전체 직원의 10% 가량(300명 이상)이 신청서를 냈다. 이로 인해 퇴직금과 위로금 250억원 가량 비용이 발생하지만 향후 매년 150억원 이상이 확보될 전망이다. 지난해 단행한 소주와 맥주 가격 인상도 실적 개선에 기여할 전망이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구조조정 비용 부담이 존재한다"면서도 "중장기적으로 체질 개선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달 14일 회사채 발행에도 성공했다. 그 결과 지난달 23~24일 만기가 다가온 1800억원 규모 회사채 상환 부담을 덜 수 있었다. 당초 1200억원 확보를 목표로 했으나 수요예측 결과 1430억원이 몰렸다. 보유 부동산과 자사주를 매각해 현금을 확보했다. 작년 강남 지역 빌딩 2채를 1200억원에 매각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2011년 진로가 하이트맥주를 인수하면서 부채 1조 4500억원을 떠안았다. 지난해에만 연결기준 금융비용이 425억원에 달하는
증권가는 올해 하이트진로가 매출액 1조9327억원과 영업이익 1210억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작년보다 각각 6.3%, 2.6% 늘어난 수치다. 지난달 이후 6개 증권사가 내놓은 목표 주가 평균은 2만5700원이다. 2일 종가보다 22.3% 높다.
[정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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