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업의 무대가 영업점에서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모바일 채널로 급격히 옮겨가면서 예·적금에 이어 은행 대출도 모바일이 오프라인을 뛰어넘었다.
수신상품과 달리 대출은 관련 서류 제출과 심사 등 복잡한 절차 탓에 비대면 거래가 어려워 지점에서 이뤄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등 비대면거래가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은행들이 앞다퉈 신청 즉시 대출을 승인해주는 모바일 대출 편의성을 크게 높이면서 비대면 대출이 큰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이 모바일 앱 써니뱅크에서 판매하는 '써니마이카대출' 규모가 지난해 2월 출시 후 올 4월말 현재 총 6643억8000만원을 기록, 이 기간 전국 은행지점에서 올린 오프라인 마이카 대출 실적(5685억9000만원)을 뛰어넘었다. 대출 건수로 따져봐도 지점이 2만8326건, 써니뱅크가 3만2175건으로 모바일이 오프라인을 넘어섰다. 써니마이카대출이 나온 직후인 지난해 3월만 해도 취급액이 230억4000만원에 그쳐 지점 실적(502억6000만원)의 절반에도 못미쳤지만 올들어 1월 한달간 모바일(524억6000만원) 실적이 지점 실적(240억4000만원)을 넘어섰다. 지난 4월에는 모바일로만 760억6000만원 규모의 대출을 일으켜 오프라인 실적(275억6000만원)을 압도했다.
최근 급성장하는 중금리대출도 마찬가지다. 우리은행은 연 최저금리 5%대 중금리대출로 모바일(위비모바일대출)과 지점(우리 사잇돌 중금리대출)상품을 동시에 팔고 있다. 지난 3월 우리은행이 취급한 모바일 대출 실적은 106억2100만원으로 영업점에서 거둔 31억4000만원의 3배를 넘었다. 지점에서 중금리대출을 팔기 시작한 작년 7월부터 4월말 현재 누적판매액도 모바일이 747억7000만원, 지점이 315억6700만원으로 격차가 뚜렷하다.
오프라인을 누른 두 은행 모바일 상품의 공통점은 모바일 채널이란 특성에 맞춰 지점을 찾지 않아도 대출신청부터 승인까지 한번에 가능하도록 한것이다. 대출심사에 필요한 서류는 팩스로 보내거나(써니마이카) 안 내도 된다(위비모바일). 신한은행 관계자는 "대리점 딜러들과 협약을 맺고 실제 소비자가 차를 보러갔을때 바로 모바일로 대출 가능액과 금리를 확인하고 오토론을 신청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청 후 대출금을 받는데 걸리는 시간은 마이카대출의 경우 당일, 위비모바일은 10분에 불과하다. 대출한도는 오프라인과 모바일 모두 똑같다. 써니마이카대출 기본금리는 대출기간 6년 이하 상품의 경우 연 4.9%인데 거래실적(0.5%)과 신차 구입시(0.6%), 딜러 추천(0.1%), 전기차·경차·하이브리드차 구입(0.1%)을 적용하면 최저 3.6%로 떨어진다.
위비모바일대출은 신청할때 직업이나 소득 확인도 필요없다. 우리은행 거래가 전혀 없는 무직자나 주부도 대출이 된다. 신용도 심사는 대출때 입력한 개인정보를 활용해 과거 금융거래를 살펴보는 식으로 해결한다.
아직은 모바일 대출 강세가 일부 상품에 그치고 있지만 갈수록 대출시장 전반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KEB하나은행이 오프라인 영업점의 모든 기능을 모바일에 넣은 '모바일브랜치' 서비스를 시작한지 한달만에 비대면 신용대출 규모가 오프라인를 합친 전체 용대출 승인건의 48%를 차지했다. 하반기에는 비대면 대출규모가 과반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주택담보대출 모바일 판매가 늘어나는 것도 주목된다. 우리은행이 모바일에서 취급하는 전세금 대출, 아파트 담보
[김태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