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기업들의 실적 개선,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 대외 불확실성 요인 해소 등의 겹호재로 사상 최고치를 또한번 경신했다. 외국인이 삼성전자 등 대형주를 중심으로 5000억원의 주식을 쓸어담으면서 코스피가 단숨에 2300선 턱밑까지 올라섰다.
8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51.52포인트(2.30%) 오른 2292.76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4.37포인트 오른 2245.61에 개장한 뒤 장중 2250선을 유지했지만 오후 2시30분 이후부터 외국인의 매수세가 몰리면서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앞서 지난 4일 코스피는 2241.24로 마감해 지난 2011년 5월 2일 기록한 2228.96을 깨고 사상 최고치를 찍었고 이날도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갔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IT 대형주 중심으로 외국인 순매수 지속되고 있는데다 4월 수출지표가 호조세를 보이고 있고 한국 기업들의 실적도 양호한 점이 코스피 사상 최고치 경신의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기업의 이익 증가 속도가 코스피 상승률을 웃돌고 있어 주가수익비율(PER)이 오히려 하락 중이라는 점은 투자심리를 더욱 강화시키고 있다. 현재 코스피 PER은 9.1배로 금융위기 이후인 지난 2009~2010년 지수 상승기 당시 10.4배보다 오히려 낮아졌다.
1분기 어닝 시즌이 반환점을 돈 가운데 실적이 발표된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를 평균 10.0% 웃돌고 있고 올해 코스피 상장사 영업이익 전망도 191조원으로 지속적인 상향 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대선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역대 대통령 선거 후 취임 1년까지 대부분 코스피는 상승세를 보였다. 이번 대선 역시 사전 투표율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는 등 관심이 높고 대선 이후 신정부의 정책에 대한 기대감도 높은 상황이다. 대선 이후 새정부의 경기 부양책이나 지배구조 개편과 같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들의 해소 기대감이 증시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외적으로도 프랑스 결선 투표 결과 중도 진영의 마크롱 후보가 극우 진영의 르펜 후보를 압도적 표차로 승리해 프랑스의 유럽연합(EU) 탈퇴 우려를 불식시켰다. 취임 후 마크롱은 자유무역, EU 역할 강화, 법인세 인하 등 친기업 정책을 추진할 전망이다. 한 차례 입법이 좌절되며 트럼프 정책 실현에 대한 의구심을 키웠던 트럼프케어도 미국 하원을 통과해 트럼프 세제 개혁과 재정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재차 확산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5일(현지시각) 범유럽지수인 스톡스 600은 지난 2015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독일의 DAX지수도 사상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같은 날 뉴욕증시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사상최고치 경신으로 차익실현 욕구도 높아진 상황"이라면서 "다만 미국, 유로존, 이머징 경기의 동반 개선세가 나타나고 있고, 한국의 양호한 실적으로 밸류에이션 매력도 높다"고 말했다
이어 "OECD 경기선행지수의 동반 개선과 한국 수출 확대, 한국 대선 이후 정책 기대감으로 경기민감주 주도 속에 종목 확산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업종별로 의약품, 운송장비, 전기·전자가 3% 이상 급등했고 건설업 한 업종만 소폭 하락했다.
매매주체별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5448억원, 850억원을 순매수했고 개인은 6633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전날 3600억원을 순매수한 데 이어 이날까지 단 이틀동안 9000억원이 넘는 '사자' 행보를 보이며 코스피를 견인하고 있다. 프로그램 매매는 2572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대거 강세를 나타냈다. 삼성전자가 3%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2개 상한가를 포함해 556개 종목이 상승했고 235개 종목이 하락했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8.28포인트(1.30%) 오른 643.39에 마감했다.
[디지털뉴스국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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